성탄예배 참석하는 장동혁 대표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5일 성탄 예배를 보기 위해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로 들어가고 있다. 왼쪽부터 조은희(서초구갑) 의원, 장동혁 대표, 신동욱(서초구을) 의원. 뒤에 조배숙(전북 익산).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25일 당 정강·정책 1호에 명문화된 '기본소득' 문구의 삭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며 보수 정당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표명했다.
장 대표는 이날 성탄절을 맞아 당명 개정을 포함한 전방위적 쇄신 의지를 드러냈으며, 더불어민주당의 '통일교 특검' 제3자 추천 방안에 대해서는 '꼼수'라고 맹렬히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성탄절인 25일 오전 서초구 사랑의교회 성탄축하 예배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강·정책의 기본소득 문구 삭제 검토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그는 "국민의힘이 나아갈 방향과 보수 정당의 가치를 새롭게 정립해야 할 필요성을 말씀드리면서 필요하다면 정강·정책과 당명 개정도 할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고 답했다.
장 대표가 언급한 정강·정책은 2020년 9월 미래통합당 시절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만들어진 것으로, 1조 1항에 '국가는 국민 개인이 기본소득을 통해 안정적이고 자유로운 삶을 영위하도록 적극 뒷받침'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과거 2022년 유승민 전 의원은 이 기본소득 문구가 더불어민주당의 기조에 가깝다며 "기본소득을 폐기하는 정강·정책 개정을 당장 해야 한다"고 촉구해 당내 논란을 야기한 바 있다.
다만 장동혁 대표는 "당명이나 정강·정책, 당헌·당규 개정은 저희가 먼저 끌고 갈 사안이 아니라 당원께서 필요성을 인정해주실 때부터 논의가 시작된다"며 "지금까지는 논의를 진행한 바 없다"고 설명하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한편 친한(친한동훈)계 일각에서 장동혁 대표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에 대한 24시간 필리버스터를 고리로 유화적 손짓을 보내는 움직임에 대해서도 장동혁 대표는 원론적인 답변으로 응했다.
앞서 한동훈 전 대표는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우리 당 장동혁 대표가 위헌적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을 막기 위해 장장 24시간 동안 혼신의 힘을 쏟아냈다. 노고 많으셨다"고 격려의 글을 올렸다.
이를 두고 친한계 한지아 의원은 이날 방송 인터뷰에서 "장 대표에게 동지가 되자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당원 게시판(당게) 사태로 인해 당내 내홍이 격화된 상황에서 한동훈 전 대표와 친한계가 화해를 시사하는 메시지를 연이어 보냈지만, 장동혁 대표는 이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기보다는 "필리버스터의 절박함과 필요성에 대해선 누구도 다른 의견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하며 유화적 분위기 조성에는 선을 그었다.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특검'과 관련해 헌법재판소, 대한변호사협회,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등 제3자에게 특검 후보 추천권을 주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에 대해 장동혁 대표는 강한 어조로 "꼼수"라고 비판했다.
장 대표는 "민주당 인사들로 구성된 헌재나 민변에서 추천한다는 것은 결국 통일교 특검을 더불어민주당이 직접 추천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결국 대통령에게 헌재와 민변이 추천한 특검을 선택할 수 있는 여지를 두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장 대표는 "이번 주 안에 더불어민주당에서 중립적 기관에서 특검을 추천하는 안을 수용하지 않는다면 특검에 의지가 없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고 특단의 조치를 강구하겠다"고 경고하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싸울 준비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