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특검 조사 받는 김기현 의원 부인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부인 이씨가 27일 김건희 여사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 수수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 있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2차 소환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선물한 혐의를 받는 김기현 의원 배우자 이모 씨를 27일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특검팀은 이날 오전 9시 30분께 KT광화문빌딩 웨스트 사무실에 출석한 이씨를 상대로 2023년 3월 김건희 여사에게 시가 260만원 상당 클러치백을 전달한 구체적 경위와 대가성을 집중 추궁했다.
이는 지난 5일에 이은 두 번째 대면 조사다.
이씨는 김건희 여사에게 가방을 왜 전달했는지, 대가성을 여전히 부인하는지 등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특검팀은 이씨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수사 기간이 종료되는 28일 이전에 김기현 의원과 이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의원이 당선된 후 공모해 김건희 여사에게 클러치백을 전달한 혐의를 받는다.
특검팀은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 압수수색에서 클러치백과 이씨가 쓴 감사 편지를 확보했다.
편지 날짜를 토대로 가방 전달 시점을 2023년 3월 17일, 구매 시점을 하루 전인 3월 16일로 특정했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통일교 신도 2천400여명을 입당시켜 김기현 의원을 당 대표로 지원한 데 대한 답례 성격으로 선물이 이뤄졌을 가능성을 의심한다.
당초 이씨만 피의자로 조사됐으나 가방 결제 대금이 김기현 의원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이 드러나 김 의원도 피의자로 입건됐다.
김기현 의원은 가방 선물 사실은 인정하면서 사회적 예의 차원일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23일 특검 조사에서도 예의 차원의 선물이라고 강조했다.
이씨는 지난 5일 조사에서 남편은 선물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지난 17일 국회사무처 압수수색에서 2023년 3월 17일 이씨가 김기현 의원 사무실에 출입한 기록을 확보했다.
특검팀은 이를 김 의원이 선물 사실을 인지한 정황으로 판단한다.
3월 17일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일본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날로 김기현 의원은 서울공항에서 대통령 내외를 맞이했다.
특검팀은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가방과 카드를 직접 전달했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로저비비에 의혹은 특검팀이 수사 종료 전 처리하는 마지막 사건으로 보인다.
특검팀은 오는 2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활동을 종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