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총회 입장하는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이 지난 22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 총회에 입장하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김건희 특검에 명품 가방 전달 관련 피의자로 소환됐다.사진=연합뉴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 여사에게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를 받는 김기현 의원과 그의 배우자 이모 씨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로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특검팀은 김기현 의원 부부가 2023년 3월 17일 김건희 여사에게 시가 267만원 상당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김건희 여사가 2023년 3월 8일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 김기현 의원을 지원한 대가로 가방이 전달됐을 가능성을 의심했으나 구체적인 전달 경위는 규명하지 못했다.
특검팀은 대통령 직무와 관련해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입증됐다고 판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직무 관련성만 입증되면 배우자에게 금품 제공도 처벌 대상이다.
뇌물죄 적용을 위해 필요한 대가성과 대통령 개입 여부는 한정된 수사 기간과 관련자 비협조로 밝히지 못했다.
특검팀은 가방 제공 경위와 청탁·대가성, 윤석열 전 대통령 개입 여부 등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해 추가 수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특검팀은 이 사건을 공당의 당 대표가 당선 대가로 대통령 부인에게 명품 가방을 제공한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규정했다.
특검팀은 “이는 대통령의 정치적 중립 의무 위반 및 당정 분리 파괴 등 정당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중대한 범죄”라며 피고인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엄정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의혹은 특검팀이 지난달 6일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자택 압수수색에서 클러치백과 감사 편지를 발견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초 이씨만 피의자로 조사됐으나 가방 결제 대금이 김기현 의원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이 드러나 김 의원도 피의자로 입건됐다.
김기현 의원은 가방 선물 사실은 인정하나 사회적 예의 차원일 뿐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특검 조사에서 남편은 선물 사실을 몰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