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 업무보고 앞둔 검찰
이재명 대통령이 법무부와 검찰청으로부터 생중계 업무보고를 받는 지난해 12월1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서울중앙지검은 2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의 일부 혐의에 한정해 항소를 제기했다.

반면, 함께 기소됐던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과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다른 피고인들에 대해서는 항소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이는 1심 선고 후 이재명 대통령과 김민석 국무총리가 사실상 항소 포기를 주문했던 상황에서 나온 검찰의 결정이기에 더욱 주목받는다.

서울중앙지검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1심 무죄 판결에 대해 월북 여부가 불분명한 상황에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오인될 수 있는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이로 인해 망인과 유족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부분 등에 대해 항소를 제기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서훈 전 실장과 김홍희 전 청장의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명예훼손,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검찰은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항소의 실익 등을 고려해 항소를 제기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한다.

이로써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등 다른 피고인들은 전부 무죄가 확정됐다.

'서해 피격사건'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결심공판 출석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을 은폐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왼쪽부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 2025년 11월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1심 무죄 이후 이재명 정부의 입장 표명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지난 2025년 12월 26일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서훈 전 실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 서욱 전 국방부 장관, 김홍희 전 해양경찰청장 등도 무죄를 선고받은 바 있다.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은 2020년 9월 이대준 씨가 서해상에서 북한군에 의해 살해된 사건을 정권이 바뀐 후인 2022년 6월 감사원이 감사에 착수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감사원은 검찰에 수사를 요청했고, 국가정보원(NIS)도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

검찰은 2022년 12월 이들을 순차적으로 기소했다.

서훈 전 실장은 이 씨가 피살된 이튿날인 2020년 9월 23일 오전 1시께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피격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합참 관계자와 김홍희 전 청장에게 ‘보안 유지’ 조치하라고 지시한 혐의 등을 받는다.

박지원 전 원장과 서욱 전 장관, 노영민 전 비서실장도 ‘보안 유지’ 방침에 동조해 국가정보원과 국방부 직원들에게 관련 첩보와 문건 등을 삭제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바 있다.

다만 이 부분은 1심에서 모두 무죄가 선고됐고, 검찰 또한 항소를 포기하면서 무죄가 확정됐다.

서훈 전 실장은 피격 사실을 숨긴 상태에서 해경에 이 씨를 수색 중인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배포하게 한 혐의와, ‘월북 조작’을 위해 해경에 보고서와 발표 자료 등을 작성토록 한 뒤 배부한 혐의도 받는다.

김홍희 전 청장은 이러한 지시에 따라 월북 가능성에 관한 허위 자료를 배포한 혐의를 받는다.

이 혐의들 역시 1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검찰의 항소로 상급심에서 다시 범죄 성립 여부를 다투게 된다.

'무죄선고'에 입장 밝히는 이래진 씨
2020년 9월 서해에서 발생한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유가족 이래진 씨가 지난 2025년 12월26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서훈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박지원 전 국정원장, 서욱 전 국방장관 등에 대한 1심 선고공판 뒤 법정을 나서며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검찰, 이재명 대통령·김민석 총리 ‘항소 포기’ 주문 속 고심 끝 일부 혐의 항소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1심 선고 후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상한 논리로 기소해 결국 무죄가 났는데, 없는 사건을 수사해 사람을 감옥에 보내려 시도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사실상 항소 포기를 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역시 "검찰은 항소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수사팀을 비롯한 검찰 내부에서는 무죄가 선고된 모든 부분에 대해 2심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 지휘부는 고심 끝에 항소 기한 마지막 날인 2일, 문재인 정부 안보라인 고위 당국자들의 국가안보, 남북관계와 관련한 정책적 판단에 대한 수사 부분은 제외하고 일부 혐의에 대해서만 항소를 결정했다.

검찰은 “증거관계와 관련 법리를 면밀히 검토하고, 대검과의 협의를 거쳐 항소 범위와 대상을 결정했다”고 설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