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세상에 알린 의사 리원량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진 환자의 존재를 세상에 처음 알린 중국 우한시중심병원의 의사 리원량(李文亮·34)씨. 그러나 그는 이런 꿈을 이루지 못한 채 불행히도 자신이 경고했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으로 인한 중증 폐렴 증세로 지난 2020년 2월7일 새벽 숨을 거두고 말았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중국 우한 리원량 박사가 코로나를 세상에 알리고 감염으로 사망하자“죽은 리원량이 산 시진핑을 몰락시킬 수 있다”는 기사가 인터넷에 퍼졌다. 일본 권력 서열 1위인 아베는 집권당 총재인 기시다가 넘어야 할 거대 산이자 적대적 동지 관계였다. 그런 아베가 괴한의 총탄에 사망했다. 그러자 무심할 정도로‘무풍 선거’였던 참의원 선거가‘추모 선거’로 바뀌면서 자민당은 가뿐히 과반의석을 넘겼다. 죽은 아베가 산 기시다를 도운 것이다. 2020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텃밭이던 애리조나 주가 바이든을 선택하면서 결국 트럼프는 재선에 실패했다. 애리조나가 등을 돌린 이유는 트럼프가 애리조나 주민들에게 추앙받는 존 매케인을 비방한 이유 때문이었다. 그로 인해 “죽은 매케인이 산 트럼프를 잡았다”라는 드립이 떠돌았다. 측근으로 의심된 4명이 자살한 이재명 대표는 과연 어떤 결말을 맞이할까? 죽은 자들에게 잡힐까 승승장구할까? 그러나 그것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불의의 사고로 떠난 사람들이나 동물을 재생시켜 가족과 재회하는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선을 보였기 때문이다.
2년 전, MBC VR 휴먼다큐멘터리‘너를 만나다’, 10년 전 넷플릭스‘블랙 미러’등은 디지털로 재생한 부활 프로그램으로 시청자들의 눈물을 훔치며 진한 감동을 줬다. 2년 전, 한국은 20대 여성을 컨셉으로 만들어진 인공지능 챗봇‘이루다’가 AI(인공지능)시대를 활짝 열었다. 딥러닝 알고리즘을 이용한 페이스북 메신저 채팅 기반의 로봇이었다. 그러나 성 소수자 혐오와 성희롱은 물론 장애인을 경멸하는 대화가 일파만파 퍼져‘이루다’는 폐기됐다.
옥스퍼드대 컴퓨터공학 교수인 칼 프레이 역시 2013년 발표한 논문에서 미국 근로자의 47%가 자동화될 확률이 70%가 넘는 직업에 종사한다고 분석했다. 프레이 교수가 분석한 702개의 직업 중 레크리에이션 치료사의 자동화 확률은 0.28%로 인공지능과 로봇이 대체하기 가장 어려운 직업으로 나타났다. 반면 텔레마케터, 재봉사, 개인보험업자 등의 직업이 인공지능과 로봇의 손으로 넘어갈 확률은 99%에 이른다.
60년 전, “사위가 흑인인 줄 몰랐다”는 인종차별이었고, 40년 전, “며느리가 전라도인 줄 몰랐다”는 지역감정이었고, 20년 전,“사위가 외국인인지 몰랐다”는 다문화를 거부함이었고, 현재, 며느리가 “남자인지 몰랐다”는 동성애를 반대하면서 나온 탄식이었다. 미래에는“며느리가 인형(AI로봇)인줄 몰랐다”가 될 것이다.
일본 도쿄에 사는 60대 남성 나카지마 씨는 사오리라는 로봇과 동거 중이다. 중국 화훼이에서 근무했던 정지아라는 IT 기술자는 자신이 만든‘잉잉’ 로봇(AI)을 아내로 맞이했고, 프랑스 여성 과학자 릴리도 3D 프린트로 만든‘인무바타’란 로봇과 결혼을 약속했다. 이미 유럽은 물론, 캐나다에서는 로봇 성매매 업소인‘오오라 돌스’가 토론토의 쇼핑플라자에서 버젓이 영업 중이다. 이 업체가 미국 휴스턴에서 2호점을 오픈하려 했으나 지역주민들의 반대로 무산된 것은 다행일까 불행일까?
로봇이 사람보다 힘이 세고 인공지능이 더 똑똑하고, 심지어 예술의 영역까지 넘보더라도 사랑의 영역만큼은 넘사벽일거라는 자만은 이미 다락방에 숨었다. 영국의 미래학자‘이안 피어슨’ 박사가 ˹미래의 섹스˼ 보고서에서“2050년엔 인간관계보다 로봇과의 섹스가 더 많아진다”고 예측한 말에 묘한 소름이 돋는다. 이미 2010년 등장한 섹스 못‘록시(Roxy)’는 환상의 섹스 도우미로 숱한 남성들에게 팔려나갔고, 여성과 게이를 위한 남성 섹시 못‘록키(Rocky)’는 1만 달러에도 외로운 여심(女心)을 흥분시켰기 때문이다. 1990년대 데뷔한 사이버가수‘아담’은 포인트 부족으로‘원히트원더’로 끝났지만, 이후 개선된 가상인플루언서의 등장은 상상 이상이다. 국내 최초인‘오로지’의 한 해 수익은 10억이며 중국 이케아에서 활동하는‘이마(Imma)’의 수익은 100억이 넘는다.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300만 명을 보유하며 댓글 한 개당 1천만 원의 돈을 받는‘릴 미켈라’의 수익은 160억이다. 한국에선 걸그룹‘에스파’가 2년 전 데뷔해 활동 중이며, 이미 지난 대선에서는 세계 최초로 윤석열 AI와 이재명 AI가 한판 승부를 겨루지 않았는가. 반려동물에 집착하는 펫팸족, 연애를 기피한 채 게임에 몰두하고, 결혼을 기피한 채 문자와 메신저로 대신하고 혼밥과 혼술에 적응한 인(人)포세대. 사람 사이의 성관계는 열종(劣種)의 인간들이 태어나는 통로이고, 인공수정은 우성(優性) 인간들을 생산하는 작업일 뿐이라는 상상에 책상에 앉은 애꿎은 아이들만 돌아본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천 년 전, 켈트족은 영혼의 동반자를 ‘아남카라(ANAM CARA)’라고 불렀다. 인간의 영혼은 미완성으로 자기만의 비밀을 나눌 수 있는 아남카라를 만나야만 완성체가 된다고 믿었다. 키프로스에서는 성적으로 문란한 여인들로 인해 여성을 혐오하며 자신이 만든 인형을 사랑한 피그말리온이, 그 사랑에 감동한 여신 아프로디테의 마술로 생명을 얻은 인형과 결혼했다. 머지않은 미래엔 수많은 아남카라와 아프로디테가 우리에게 마법을 걸 것이다.
초미세 기능을 장착한 채, 지치지 않고 짜증을 내지도 않으며, 신선한 리셋을 통해 수시로 레벨업하며, 진짜보다 더 진짜 같은 생체공학 성기로 무한쾌락에 중독되는 미래. AI 로봇의 발전은 자칫, 하이브리드 종족 아기를 제조하며 인류를 지배하지 않을까? 걱정과 호기심이 뒤엉킨 순간, 미국 셰필드대 노엘샤키 교수의 말이 뒤통수를 후려친다. “청소년들이 섹스 로봇에 순결을 빼앗겨 왜곡된 성적 쾌락에 집착한 나머지 애착 장애에 빠질 것이다.”
어리둥절 하지만 영화 <AI> 에서 섹스 로봇‘지골로 조’가 여성 고객에게 한 말로 지레짐작할 뿐이다. “섹스 로봇을 경험하면 다시는 인간 남자와 섹스하지 못합니다.”
더불어 하버드대 캐시 오닐 박사의 경고가 가슴을 후벼판다.
“섹스 로봇은 남성을 쓸모없는 존재로 만들 것이다.”
<참고>
*피그말리온: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왕이자 조각가의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여성을 혐오하여 평생 독신으로 살았던 피그말리온은 완벽하고 아름다운 여인상을 조각한 후 갈라테이아(Galatea)라는 이름을 붙였다.
*피그말리온 효과(pygmalion effect): 교육심리학에서 심리적 행동의 하나로 교사의 기대에 따라 학습자의 성적이 향상되는 것을 말한다. 교사기대 효과, 로젠탈 효과, 실험자 효과라고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