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아플까"…백신접종 전 겁먹은 표정 짓는 미국 어린이
지난 2021년 11월3일(현지시간) 미국 코네티컷주 스토스에서 6세 여아가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첫 접종을 앞두고 겁먹은 표정을 짓자 의사가 달래며 접종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식품의약국(FDA)과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승인에 따라 이날부터 5-11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본격적인 코로나19 백신접종을 시작했다.사진=연합뉴스
디 애틀랜틱(The Atlantic)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보건복지부(HH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새 지도부는 미국의 광범위한 백신 정책을 비판하며, 유럽, 특히 덴마크의 간소한 백신 일정을 모델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국가별 질병 부담, 인구 특성, 의료 시스템 차이로 인해 미국이 덴마크 방식을 그대로 따를 수 없다고 반박한다.
◆ 국가별 질병 부담과 백신 정책
각국은 자국민이 직면한 질병에 따라 백신 정책을 설계한다.
미국은 간염 A 발병률이 높아 1세 아동에게 백신을 권장한다. 반면, 덴마크 등 고소득 국가에서는 간염 A가 드물어 이를 생략한다.
영국은 뇌수막염 발병률이 높아 유아기부터 뇌수막염 백신을 접종하며, 접종 횟수도 미국(청소년기 시작)보다 많다.
2000년 미국은 경구 폴리오 백신을 더 안전한 불활성화 백신으로 교체했다. 이는 새로운 증거를 반영한 결정이었다.
데이비드 솔즈베리 전 영국 보건부 예방접종 국장은 “이러한 차이는 안전성 문제가 아니라 인구통계, 예산, 지역별 위협의 특성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레베카 그라이스 파스퇴르 네트워크(PASTEUR Network) 소장은 모든 국가가 고유한 백신 접근법을 가진다고 강조했다.
국가별 질병 부담은 백신 정책의 핵심이며, 미국의 포괄적 일정은 지역사회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필수 선택이다.
코로나19 박수 캠페인 동참하는 영국 NHS 의료진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 소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료진이 2020년 4월16일(현지시간) 런던 병원 밖에서 '보살피는 이들을 위해 박수를'(Clap for Carers)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캠페인은 영국 전역에서 매주 목요일 오후 8시 코로나19 대응 근로자들에 대한 격려 의미로 진행된다.사진=연합뉴스
◆ 의료 시스템과 비용 고려
백신 정책은 의료 시스템과 예산에 크게 좌우된다.
영국은 국립보건서비스(NHS, National Health Service)가 백신 비용을 부담하며, 백신접종자문위원회(JCVI, Joint Committee on Vaccination and Immunisation)가 비용 효율성을 엄격히 평가한다.
2023년 백신접종자문위원회(JCVI)는 RSV 백신 두 가지 중 하나만 구매, 비용 절감을 우선했다.
앤드루 폴라드 JCVI 의장은 “정부가 더 저렴한 가격을 제시한 제조사의 백신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반면, 미국은 민간 의료 시스템으로 인해 의료 접근성이 불균등하다.
많은 미국인은 의료 제공자를 자주 바꾸거나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한다. 이에 따라 광범위한 백신 권장안은 고위험군 누락을 방지하는 안전망 역할을 한다.
그레이스 리 전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 의장은 “포괄적 권장안은 의료 격차를 메우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백신 정책은 불완전한 의료 시스템을 보완하며 공중보건을 강화한다.
◆ 미국 백신 정책의 강점과 논쟁
미국의 포괄적 백신 정책은 공중보건 목표를 효과적으로 달성한다.
전 국민 독감 백신 권장안은 겨울철 호흡기 질환 부담을 줄이고, 신생아 간염 B 백신은 산모 검사 누락 위험을 완화한다.
비만, 심장병, 당뇨병 같은 만성질환이 많은 미국에서는 백신이 전염병의 지역사회 영향을 줄인다.
백신은 아동에서 조부모로의 전염을 막고, 부모의 휴직 시간을 줄이는 사회적 이익도 제공한다. 그러나 보건복지부(HHS, Department of Health and Human Services) 새 지도부는 개인의 백신 선택권을 강조하며, 덴마크의 간소한 백신 일정을 선호한다.
미국은 소아 백신 일정에서 18개 질병(예: 간염 A, 간염 B, 독감, 수두, 뇌수막염 등)을 대상으로 하지만, 덴마크는 가장 심각한 10개 질병(예: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소아마비 등)만을 대상으로 자발적 접종을 운영한다.
마틴 쿨도르프 예방접종자문위원회(ACIP, Advisory Committee on Immunization Practices) 신임 의장은 미국 일정이 다른 선진국보다 과도하다며, 덴마크의 최소한 접근법을 참고해 재검토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트레이시 베스 회그 FDA 자문위원은 덴마크의 간소한 일정을 찬양하며 “불필요한 백신 중단”을 주장했다.
그러나 안데르스 휘드 덴마크 국립혈청연구소(Statens Serum Institut) 역학자는 “덴마크의 공공의료와 높은 신뢰도는 미국과 비교 불가하다”며, 미국의 복잡한 의료 환경에서는 포괄적 백신 정책이 필수적이라고 반박했다.
크리스틴 스타벨 벤 남덴마크대 연구자의 백신 부작용 연구는 논란이지만, 다른 연구들은 그녀의 주장을 반박하며 미국 백신 정책의 강점을 지지한다.
출처 : The Obvious Reason the U.S. Should Not Vaccinate Like Denma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