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세대 문화 아이콘’ 서태지와 아이들 공식 해체선언
1996년 1월 31일 은퇴를 발표하고 다음 날 김포공항에서 괌으로 출국하는 서태지와 아이들이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로 1970년대 태생인 X세대는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경험한 세대다.
압축성장과 민주화를 경험한 세대답게 삶은 바쁘고 요동쳤다.
대학가 시위(위)와 락 카페(아래).사진=연합뉴스
낮에는 화염병을 던지고, 밤에는 클럽에서 춤을 췄다. 혼란과 방황 속에 젊은 날을 끝낸 그들 앞에 이제는 다른 차원의 혼란이 기다리고 있다.
부모의 노화와 죽음이다.
X세대인 한 50대 직장인 여성은 "요즘 주변이 난리도 아니에요. 치매에, 암에…저랑 비슷한 또래 친구들 보면, 이곳저곳에서 부모님 돌보느라 정신없어요." 말했다.
저자의 아버지는 기억력이 뛰어난 변호사였다.
60대 중반 은퇴 후에도 여행과 강좌로 활기차던 그는 치매 증후군 진단을 받았다.
신경과 의사는 치료가 어렵고, 평균 21.4개월 자립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코로나 기간 고립은 병세를 악화시켰다.
저자는 “아버지가 약 복용, 음식 자르기, 시계 읽기 등 일상을 못하게 됐다”며 “물건을 엉뚱한 곳에 놓고, 통화 내용을 설명하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치매는 단순히 기억을 잃는 병이 아니라, 숟가락을 입으로 가져가거나 침대에 눕는 “절차적 기억”을 상실하는 질병이었다.
의사는 “근육과 뼈는 정상인데 머리가 그 개념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가 창밖을 바라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아버지는 급격히 모든 것을 잊었다. 밥을 먹고도 배고프다고 했고, 삶의 전선에서 무너졌다.
저자는 “지적이고 따뜻했던 아버지의 몰락이 가슴 아프다”고 전했다.
장례 후, 10여 년 전 어머니의 자동차 사고 사망, 아버지의 치매 사망을 떠올리며 유년의 집에서 어머니가 벽을 두드리던 “굿나잇 신호”를 회고했다.
윤진희 옮김, 28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