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윌스토어 상임고문 홍성만.사진=굿윌스토어

고령화와 기술 발전이라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사회적으로 소외되기 쉬운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단순한 생계 유지를 넘어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찾는 일이며, 우리 공동체의 중요한 책무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시대적 과제 해결의 실천 장으로 '굿윌스토어'가 주목받고 있다.

굿윌스토어는 1902년 미국 보스턴에서 가난한 이민자와 저소득층을 돕기 위해 시작된 나눔의 실천에서 비롯됐다.

사람들이 사용하지 않는 물품을 기증받아 수선 후 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고 물품을 사회에 환원하는 순환 방식을 도입한 것이다.

이 철학은 현재 전 세계 수천 개의 굿윌스토어로 이어지며 장애인, 노숙인, 재소자 등 사회적 약자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특히 미국 굿윌은 2021년 기준 약 9조 6천억 원의 수입을 기록하며 12만 8천 명에게 직접 일자리를 제공하고, 200만 명에게 재활 및 취업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규모와 영향력 면에서 독보적이다.

한국에서는 고 강영우 박사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2003년 도입되어, '함께하는재단'의 굿윌스토어가 중심이 되어 발달장애인의 자립을 위한 현장으로 성장하고 있다.

발달장애인들은 특수학교 졸업 후 사회와의 접점이 단절되거나 단순노무직에 국한된 취업 기회를 접하는 경우가 많다. 이마저도 줄어드는 현실 앞에서 좌절하기 쉽지만, 그들에게도 적성과 열망이 존재한다.

서울 강남구의 밀알학교처럼 발달장애 학생들의 변화를 갈망하는 교육 현장은 많지만, 졸업 후 냉혹한 고용시장의 벽과 빈곤의 악순환에 직면한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굿윌스토어는 단지 물품 판매를 넘어, 자립의 훈련장이자 자아실현의 무대, 그리고 사회의 새로운 가능성을 실험하는 플랫폼으로서 중요한 해법을 제시한다.

굿윌스토어에서 근무하는 발달장애인들은 물품 분류, 진열, 판매, 고객 응대 등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며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고, 이를 통해 자신감을 얻는다.

이는 단순한 급여를 넘어 삶의 주체로 거듭나는 과정으로, 부모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고객들의 편견을 변화시키는 긍정적인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굿윌스토어 홍성만 상임고문은 '제38회 전국 지적발달장애인복지대회'에서 열린 '발달장애인 미래지원대책 포럼'을 통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발달장애인 일자리 창출에 손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단순한 복지를 넘어선 생산적인 복지와 자립 기반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확대, 민간위탁사업 도입, 공공기관 행사 시 굿윌스토어 참여 보장 등의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촉구했다.

홍 고문은 "장애인을 위한 일자리는 복지가 아니다. 그 자체로 존엄을 지키는 길이며, 우리가 함께 지향해야 할 가장 효율적인 사회적 투자"라고 강조했다.

굿윌스토어는 '내일'을 여는 문이자 희망의 시작이며, 우리가 모두 참여할 수 있는 나눔의 장이다.

발달장애인의 성장은 우리 사회의 품격을 보여주며, 세계가 주목한 미국 굿윌의 체계적인 모델을 한국에도 확대 도입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자동화와 이커머스를 통한 자원 선순환 시스템, 온라인 판매 플랫폼 확대, 정부와 지자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발달장애인의 자립은 이 시대가 감당해야 할 책임이자 함께 꿈꾸어야 할 미래이며, 굿윌스토어는 그 미래를 향한 중요한 다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