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9월 1일이다.
한 해는 열두 달이고 오늘이 그중 아홉 번째 달이다.
'9'는 한 자리 수중에서 가장 큰 숫자이므로 우선 크다는 선입견이 들며, 삼삼은 구이므로 우리 한민족이 즐기는 삼세번이 세 개나 들어 있으니 9월에 접어들면 뭔가 뿌듯한 감이 든다.
그리고 9월에는 낮과 밤 길이가 같은 추분(금년엔 9월 23일)이 들어 있어 여름 더위 동안에 낮이 길었다가 추분부터 낮 길이가 밤길이와 같게 되어 더위가 추위에 배턴 터치를 하는 신선한 활력을 받는 달이다.
또 9월 1일에는 8자가 9자로 펴진다는 속담에서 보듯이 꼬였던 팔자가 풀려 새로운 운명이 전개되는 기분도 든다.
특히 9월에는 추석이 들어 있거나 적어도 곧 추석을 앞두게 되니 풍성한 수확과 가족애가 떠올려지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그런지 성씨의 구(具)씨에도 호감이 간다.
NASA, 제임스웹 우주망원경 촬영 풀컬러 우주사진 첫 공개.사진=연합뉴스
◆ 이름 없는 것은 존재가치 없다
이렇듯 '9월'이라는 이름 하나에도 오만가지 감정을 느끼게 되듯이, 무릇 이 세상에 존재하는 하나하나의 단어가 지닌 이름 뜻을 풀이해 보면 그 의미심장함이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인간 세상에 이름이 등장하게 된 유래부터 한번 살펴보자.
먼저 천지가 창조되기 이전에는 아무런 이름도 존재하지 않았거니와 유(有)가 없는 무(無)의 상태였으므로 이 세상, 곧 우주와 천지가 창조된 이후에 비로소 각각의 존재에 대한 이름(名)이 붙여지기 시작했다.
하느님의 이름은 스스로 야훼(Yahweh)라고 하여 "나는 스스로 존재하는 자(I am he who is.; Exodus 3:14)"라고 밝히셨으며, 하느님께서는 인간을 창조하시고 남자는 man이라고 명명하시고 여자는 woman이라고 명명하셨다. 그리고 이들 인간이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모든 피조물들 하나하나에 이름을 붙이며 살게 하셨다.
그러므로 인간이 하는 일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을 발견하여 저마다의 이름을 붙이는 일이다. 다시 말하여 세상에 새로운 것이란 아무것도 없고 오직 인간이 인지가 성숙하는 정도에 따라 새롭게 발견된 피조물의 이름을 작명하는 것일 뿐이다.
아무리 놀라운 새로운 사실이나 존재 혹은 현상이라도 그것의 정체성은 오직 인간이 작명을 해주지 않으면 이 세상에 부재함과 같고 인간 사회에 아무런 존재 가치가 없다고 할 것이다.
지구시민연합 대구지부는 지난 2023년 11월19일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대구 수성못 인근 상가주변에서 담배꽁초줍기 플로깅을 전개했다.사진=지구시민연합 대구지부
◆ 명명으로 부여되는 힘과 정체성
한 가지 예로, 필자가 즐겨 하는 '담배 꽁초 줍는 일'도 처음엔 그 일에 대한 명칭이 없었는데, 요즘 그 행위에 대해 '플로깅(plogging)'이라고 부른다. 그래서 필자에게도 졸지에 '플로거(plogger)'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처럼 소매치기, 사기꾼, 표절, 해킹, AI(Artificial Intelligence), 전자상거래, 부정선거 등도 이름표를 붙이고부터는 하나의 정체성을 가지게 되고 그것들에게 힘이 부여되고 그것들끼리 조직화되고 세력화되며 권리와 권력이 그것에 부여된다.
인간 사회의 모든 장르의 모든 행위가 다 이와 같다.
음악만 하더라도 작곡은 작곡가, 가창은 성악가, 악기 연주는 연주자로 구분되고, 개별 분야별 전공이 따로 있으며 그 명칭이 일일이 부여되고 세밀한 분석 연구와 발전이 진행되는 것이다.
필자가 심취하고 있는 정가(正歌) 분야도 최초 고구려 2대왕 유리가 부른 '황조가'에서부터 전래되어 가곡, 시조창, 가사, 민요, 남창, 여창, 계락, 편락, 우락, 평조, 계면조, 편롱 등으로 분화되어 그 창법을 엄격히 준수하도록 체계화되어 있고 연주 악기도 정해져 있다.
그냥 아무렇게나 할 수 있는 것이 결코 아니다.
그리고 예능보유자로 등극한 분들로부터 지도받지 않으면 안 된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문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난해 12월3일 밤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관련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비상계엄, '내란' 아닌 '국정'…정치적 오명의 부당성
이런 '이름'과 관련하여 지금 한국 사회에서 최대의 화두가 된 것이 '내란'이다.
다름 아닌 제17대 대통령 윤석열이 2024년 12월 3일 비상계엄령을 발령한 것을 두고 '내란'이라고 이름을 붙였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내란 우두머리' 혹은 '내란 수괴'라는 호칭이 부여된 것이다.
그 명칭을 작명한 자는 이재명, 정청래 그리고 국민의힘 한동훈이다.
필자는 이 '내란'이라는 명칭이 참으로 잘못된 작명이요 개뿔도 모르는 어이없는 작명이라고 본다.
비상시 현직 대통령의 고유 권한인 비상계엄령 발령은 어디까지나 비상 시국에 엄정 대처하는 대통령의 '국정'에 해당되는 것이지, 이를 두고 '내란' '내란 행위'라 함은 그 작명가들의 평소 음흉한 내란 내지 반란을 통한 정변을 도모하고자 한 심리를 노골적으로 표면화한 것으로 보인다.
자신들이 내란범이기 때문에 이를 공격하는 대통령에 대하여 되레 '내란', '내란범' 하며 떠들어 대는 것은 마치 "도둑놈 잡아라" 하고 집주인이 도둑놈 뒤를 쫓아가니 갑자기 그 도둑놈이 방향을 틀어 쫓아오는 주인을 향해 더 큰 소리로 "도둑이다. 도둑놈 잡아라!"라고 외치는 격이다.
◆ 트럼프의 일갈…진정한 '내란 행위'에 대한 일깨움
최근 더불어민주당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내란' '내란' 하면서 '내란 수괴'를 잡아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부정선거로 대통령에 당선된 이재명이 특별검사 조은석을 임명하여 '내란범 수사'에 열을 올리고 심지어 증거를 확보한다며 오산 미 공군기지 전산센터까지 쳐들어감에 따라 그 소문이 미국 백악관 트럼프에게 일일이 보고되었다.
물론 미국 정보기관들이 정확한 증거를 다 확보하여 백악관 모든 관료들이 이 사실을 모두 숙지하고 있는 터에, 며칠 전 트럼프와 면담하러 온 이재명에게 트럼프가 한국에서 요즘 '숙청인지 혁명인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들었다'고 한국 사태를 지적했다.
이것이 바로 "반란범 이재명 당신이 주도한 행위가 이름하여 '숙청'이고 '혁명'"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윤석열 대통령의 정당한 계엄령 발령을 두고 이재명, 정청래, 한동훈이 작명한 '내란' 행위의 잘못을 올바르게 정확히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가 이재명을 앞에 두고,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범 수사'를 받을 것이 아니라, 도로 내란 행위를 일으킨 당신네들이 처벌 대상이므로 우리 미국은 당신네 범죄 집단과 거래를 할 생각이 없으니 관세 협상 따위를 여기서 논할 것이 아니라 당신네들이 저지른 내란 행위에 대해 당신이 직접 소명해보시오 라고 말하는 것으로 필자에게 들렸다.
이번 트럼프-이재명 회동은 엉터리 작명가에게 올바른 작명가가 그 잘못된 작명의 부당성을 정확히 일깨워 준 사례로 기억되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