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당시 키이우 상공을 비행하는 드론.사진=연합뉴스
폴란드군이 10일(현지시간) 러시아 드론의 영공 침범에 대응해 전투기를 출격시켜 일부 드론을 격추했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공습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NATO, North Atlantic Treaty Organization) 회원국인 폴란드의 군사적 대응으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폴란드군은 이날 “우리 영공에 진입한 드론 중 일부를 무력화했다”며 “잔해 추락 가능성이 있는 지점을 수색 중”이라고 전했다.
군 관계자는 “레이더가 10개 이상의 비행체를 포착했으며, 위협이 되는 일부를 격추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폴란드 동부 포들라스키에, 마조비에츠키에, 루블린 주 등에 거주하는 약 870만 명, 전체 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주민들에게 실내 대피령이 내려졌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서부를 공격하는 과정에서 드론이 폴란드 영공을 침범했다고 폴란드군은 비판하며, “이는 국민 안전에 실질적인 위협을 가하는 공격 행위”라고 규탄했다.
미워시 모티카 폴란드 에너지 장관은 “영공 침해로 에너지 인프라에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폴란드 바르샤바 총리실에서 열린 긴급 각료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폴란드군 총참모장 비에스와프 쿠쿨라 장군이 도착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이날 오전 8시 긴급 각료회의를 소집해 군 지도부, 국방부 장관, 대통령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투스크 총리는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작전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폴란드 정부는 나토 지휘부와 협력해 상황을 관리하고 있다.
이번 사태는 지난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폴란드가 러시아 군사자산을 직접 타격한 첫 사례로, 나토 동맹국들의 집단방위 원칙에 따라 서방과 러시아 간 충돌로 확전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폴란드는 동북쪽으로 러시아 동맹국 벨라루스, 동남쪽으로 우크라이나와 접경해 지정학적으로 민감한 위치에 있다.
이날 러시아 드론 침범으로 바르샤바 쇼팽 공항 등 주요 공항이 일시 폐쇄됐으나, 현재 항공기 운항은 재개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러시아 드론이 폴란드 국경 인근 자모시치시에 위협을 가했다고 밝혔으나, 이후 해당 내용을 삭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통신과 BBC방송에 따르면, 이날 새벽 우크라이나 서부 르비우와 볼린 지역을 포함한 대부분 지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며 러시아의 공세가 강화되고 있다.
폴란드 정부는 추가적인 영공 침범에 대비해 경계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