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세계로교회 손현보 담임목사가 법원의 "도망의 염려"라는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구속되었다. 이는 단순히 선거법 위반 혐의를 넘어 종교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침해하고, 국가권력이 종교 영역에 과도하게 개입하는 위험천만한 선례를 남겼다. 이 사건은 단지 국내 문제가 아니라,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약 세 시간 앞두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한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인가. 숙청(Purge) 또는 혁명(Revolution)이 일어나는 것 같이 보인다"는 경고를 받은 국제적 파장과 무관치 않다.
손현보 목사의 구속은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흔들고 있다. 손 목사가 교회에서 신앙적 메시지를 통해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 발언을 했거나 교육감 후보와 대담하는 영상을 공유한 것이 과연 '구속'에 이르게 할 만큼의 중대한 범죄인가. 종교인의 사회 참여와 신앙적 표현을 선거법 위반으로 지나치게 옥죄고, 심지어 신체의 자유까지 구속하는 것은 권력의 남용이자 헌법상 기본권 침해 논란을 피할 수 없다. 이는 마치 현 정부에 비판적인 종교 지도자들을 표적 삼는 '숙청'처럼 비쳐질 여지가 다분하다.
더욱이 이번 구속이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 직후에 이루어졌다는 점은 우리 정부의 자유민주주의에 대한 인식에 심각한 의문을 던진다. 이재명 대통령은 불과 얼마 전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수호하겠다"고 천명했다. 그러나 그의 이러한 다짐이 무색하게도, 정작 한국 내부에서는 종교 지도자가 정치적 이유로 보이는 석연치 않은 구속을 당하며 '숙청'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런 상황에서는 우리가 그곳에서 사업을 할 수 없다"고 언급한 것은 단순히 정치적 견해 표명을 넘어, 한국의 사법 시스템과 통치 방식이 국제 투자를 저해하고 한미 관계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로 해석되어야 한다.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고 법치주의를 수호해야 할 국가가 오히려 권력을 이용해 비판적 목소리를 억압하는 행태는 민주주의의 위기를 자초한다. 손 목사 구속에 대한 국내외의 비판은 이재명 정부의 국정 운영 방식이 국제사회의 보편적 가치와 어긋나고 있음을 명확히 보여주는 증거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손 목사 구속의 부당성을 재검토해야 한다. 법치는 예외 없이 공정해야 하며, 정치적 판단에 따라 좌우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는 그 어떤 국가 권력으로도 훼손될 수 없는 고귀한 가치이다. 현 정부가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미 동맹의 근간을 굳건히 하려면, 인권과 자유의 가치를 말로만이 아닌 행동으로 보여야 할 것이다. 이대로 나아간다면 대한민국은 국제사회에서 '자유민주주의'를 표방하면서도 실제로는 '숙청과 혁명'이 일어나는 곳이라는 오명을 얻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