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기상 백로…이슬 대신 맺힌 빗방울.사진=연합뉴스


9월 7일은 백로(白露)다.

지구가 태양 주위를 360도 공전하는 과정에서 입춘부터 시작하여 경칩, 청명 등 구간을 거치며 각 15도씩 공전하여 이제 210도를 공전한 뒤 맞이하는 절기이다.

지난 8월 23일 '처서'로부터 15일 뒤에 찾아오는 절기로, 처서 이후 아무리 날씨가 더워도 15일 기간을 채우지 않으면 백로를 맞이할 수 없는 것이 자연의 순리이다.

이다음 절기는 오는 19일부터 23일 사이에 오는 추분이다. 금년 추분은 9월 23일로 백로 이후 16일 만이다.

필자가 이처럼 절기를 두고 번잡하게 날짜를 손꼽아 가며 설명하는 까닭은 모든 일에는 적절한 시기, 즉 타이밍(timing)이 있음을 강조하고자 함이다.

자연에도 절대로 앞당기거나 늦출 수 없는 절기의 시기가 있듯이, 인간사에도 절대로 놓쳐서는 안 될 시간적 적기(適期), 곧 타이밍이 있는 것이다.

이제 아침저녁으로 제법 선선해져 한여름 더위 동안 생각하기조차 번거로웠던 정치적 타이밍에 관해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되짚어 보고자 한다.

사상 초유의 시위대 점거 사태 빚어진 미국 의사당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 시위대 수천 명이 지난 2021년 1월6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 모여 있다. 이 중 수백 명은 의사당으로 난입해 원형 홀까지 점거했다.사진=연합뉴스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절묘한 정치적 타이밍

가장 절묘하게 타이밍을 잘 잡은 사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제46대 대통령 선거에서 부정선거로 인해 조 바이든에게 대통령직을 물려준 후, 선거 결과에 승복하지 않고 바이든 정부를 상대로 선거 무효를 적기에 선언했다.

그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에 난입하여 의사당을 점거하며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만약 그때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승복하고 조용히 있었다면 4년 뒤 2024년에 있을 대선에 공화당으로부터 차기 대선 후보로도 선출되지 못했을 것이며, 선거 유세 도중 필라델피아 버틀러에서 총기 피격의 '행운'을 얻을 수도 없었을 것이다.

당시 미국 주류 언론들은 여론을 조작하여 민주당의 카멀라 해리스의 당선을 유력하게 보도하고, 일론 머스크가 운영하는 엑스(X, 구 트위터)와 폭스 뉴스(Fox News)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만약 조용했다면 민주당 여성 후보 카멀라 해리스에 의해 여지없이 참패당하고 말았을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24년 7월13일(현지시각)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대선 유세 도중 암살시도 총격을 당한 직후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단을 내려오면서 "싸우자"고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국가의 이익..."정의와 공정 위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

필자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왜냐하면 어느 나라나 자국의 이익을 도모하고자 하며 국익에 반하는 요소들을 척결하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미국 대통령은 미국 중심주의를 취함이 당연하고 중국은 중국대로, 러시아는 러시아대로, 북한은 북한대로 이 점에 있어서는 대한민국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까지나 정의와 공정 위에서 국가 간의 평화로운 선의의 경쟁을 도모하는 이른바 유엔 헌장을 준수하는 테두리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필자는 친미 국가를 옹호하며 반미 국가를 적대시 한다.

전 세계가 2024년 7월 13일 트럼프 암살 미수 사건을 목격하지 않았는가? 그때 범인이 쏜 총탄이 트럼프 대통령이 잠시 자료를 찾기 위해 고개를 숙인 사이에 발사되어 트럼프 대통령의 귀를 스쳐 지나갔으며, 얼굴에 선혈이 낭자한 상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오른손 주먹을 번쩍 들어 보이며 "싸워라!"("Fight!")고 외친 그 절묘한 타이밍을 선명히 기억하고 있다.

이런 것이 바로 타이밍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제47대 대통령은 타이밍의 진수를 보여 주었으며, 지금도 그의 타이밍 정치가 전 세계를 지배하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건대, 모든 것은 지구가 태양의 궤도를 일정한 간격으로 쉼 없이 공전하고 있듯이 소기의 타이밍이 있는 것이다.

대통령 휘장.사진=연합뉴스


◆ 대한민국 상황...놓쳐버린 구국의 타이밍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떤가?

지금 대한민국은 이재명 대통령, 우원식 국회의장, 김민석 국무총리,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리고 야당인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체제이다.

그 이전에는 주지하는 바와 같이 윤석열 전 대통령이, 그 이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집권했다. 여기서 윤석열 전 대통령만 제외하고 현재까지도 반미주의, 친북종중주의적 성향의 인물들이라는 주장이 존재한다.

타이밍의 관점에서 보면,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를 누르고 제20대 대한민국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실로 하늘이 대한민국에 내린 천운이자 축복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이 천재일우의 타이밍을 놓치고 말았다는 비판이 있다.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되자마자 반미주의자 문재인과 이재명 일당을 적폐 청산 명목으로 척결했더라면 대한민국이 오늘날처럼 반미주의 정권이 되지 않았을 것이며, 친미 국가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노선에 맞춰 공정 선거를 치르는 힘 있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로서 국제 사회를 이끄는 주역이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윤석열 대통령의 타이밍 실기로 인해 문재인 일당의 적폐가 상존하고, 이로 인한 국회, 행정부, 사법부를 막론한 국정 전반의 반국가 세력의 횡행과 더불어 북한과 중국에 의한 체제 위협이 상존하며 미국과의 동맹 체제마저 위태롭게 되었다는 지적이 따른다.

동시에 전과 4범에 12개 범죄 혐의로 5개의 재판에 계류된 이재명에게 부정선거로 인한 대통령 당선의 기회를 줌으로써 현재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 체제는 풍전등화처럼 위태롭게 되었다는 비판이 있다.

이 모든 것이 윤석열 대통령의 타이밍 실기로 인한 것이라는 시각이다.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 호소하는 김문수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지난 6월2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피날레 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김문수의 뼈아픈 타이밍 실기

그리고 김문수의 아쉬운 타이밍 실기를 들지 않을 수 없다.

김문수는 정적 이재명 후보가 파면 팔수록 추한 죄가 드러나는데 비해, 김문수 후보는 파면 팔수록 미담이 쏟아져 나오고 반미 좌파 후보에 강력히 대적할 수 있는 경륜과 실력을 갖춘 친(親) 윤석열 성향의 후보였다.

그가 국민의힘 경선 주자로서 3차 경선을 거쳐 최종 대통령 후보로 선택되었을 때 모든 보수 우익 국민들이 열화와 같은 지지를 보냈으며, 필자의 고교 동문들도 그의 당선을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무엇보다도 그의 유세 연설에서 가장 감명을 받은 부분은 자신은 결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것과 사전투표를 없애겠으며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는 약속, 그리고 패륜아요 전과자이며 거짓말쟁이에 반미주의자인 이재명과 싸워 반드시 이기겠다는 패기 넘치는 약속이었다.

그러므로 김문수의 대통령 당선은 문재인과 이재명 일당 그리고 모든 반국가 세력의 척결을 보장하는 유일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보라!

그 김문수가 선거에서는 이기고 개표에서는 근소한 차이로 이재명에게 패배하고 말았다.

선거관리위원회의 개표 조작이 분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당일 투표에서는 김문수가 거의 전국적으로 압도적으로 이겼는데 사전투표에서 이재명이 압도적으로 이기게 조작한 결과였다는 것이다.

그러한 사실을 누구보다도 김문수 후보 자신이 잘 파악했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놀랍게도 김문수는 유세 도중 그토록 피를 토하듯 절규했던 이재명 타도의 약속을 저버리고, 부정선거 사실을 알면서도 이재명의 당선을 축하한다며 선거 결과에 승복하고 말았다.

이것은 절대로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는 비판이 뒤따른다.

천신만고 끝에 한덕수의 개입을 물리친 뒤 전한길과 같은 천군만마의 원군도 얻었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국제 선거 감시단의 적극적인 조력도 얻은 자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배신적 처사였다는 것이다.

개표 결과가 발표될 때 김문수는 즉각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트럼프 미국 대통령 후보와 꼭 같은 제스처를 취하며 분연히 '선거 불복'을 외쳤어야 했다. 그 절박한 순간에 절박한 타이밍을 잡았어야 했다는 지적이다.

그렇게만 했다면 아마도 전 국민이 김문수 편을 들었을 것이고, 국제 선거 감시단 참관 하에 재검표가 실시되어 결과는 김문수 당선으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그때 김문수의 타이밍 실기가 초래한 결과는 참으로 비참하다는 평가다.

한번 재기의 타이밍을 놓친 김문수 후보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변했고, 김문수는 배신자로 낙인찍히고 과거의 배신 행위마저 들추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그 후 김문수의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에서도 장동혁에게 패배하게 되었다.

절체절명의 순간에 타이밍을 놓친 결과 그의 정치 생명은 끝났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라는 시각이다.

국민의힘 6차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장동혁 신임 대표가 지난 8월26일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향후 당 운영 계획을 묻는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장동혁 국힘당 대표에게 넘어온 '구국의 타이밍'

이제 새로 국민의힘 대표가 된 장동혁 대표에게 바란다.

부디 장동혁 대표는 약속한 대로 이재명을 구속시키고,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싸워 그의 특별검사(특검)를 해산시키고, 위헌적 구상인 '특별재판부' 설립 시도를 반드시 무산시켜주기를 바란다.

이제 대한민국을 정상화할 구국의 타이밍은 장동혁 대표에게 넘어왔다.

부디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 중차대한 국면에서 구국의 타이밍을 결코 놓치지 말기를 바란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