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조지아주 한국인 무더기 구금'에 긴급대책회의
조현 외교부 장관이 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공관 합동대책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 당국이 우리 기업의 현지공장 건설현장에서 불법체류 단속을 벌여 한국인 등 475명을 체포한 사건과 관련 내용을 다루었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은 6일 미국 조지아주 서배나의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배터리회사) 건설 현장에서 벌어진 불법체류자 단속으로 한국인 300여 명을 포함한 475명이 구금된 사태와 관련해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을 중심으로 사안의 신속한 해결을 위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 회의에서 이 대통령이 “미국의 법 집행 과정에서 우리 국민의 권익과 대미 투자 기업의 경제활동이 부당하게 침해되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이 대통령은 사건 발생 직후 조 장관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조 장관은 “미국 이민당국이 지난 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 공장에서 단속을 벌여 475명을 구금했으며, 이 중 300명 이상이 한국인으로 파악된다”며 “매우 우려가 크고, 국민 체포에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조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재외국민보호대책본부를 설치하고, 본부와 재외공관이 동향을 공유하며 대책을 점검하기 위해 긴급 회의를 소집했다.

회의에는 박윤주 1차관, 김진아 2차관, 재외국민보호·영사 정부대표, 주미국대사관·주애틀랜타총영사관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김진아 2차관은 9월 5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대리에게 우려와 유감을 전달하며 “우리 국민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 달라”고 당부했다.

미국, 현대차-LG엔솔 공장서 불체자 단속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 등이 지난 4일(현지시간) 조지아주 서배나에 위치한 현대차그룹-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대적인 불법체류자 단속을 벌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 주류·담배·총포 담당국(ATF) 애틀랜타 지부는 이날 엑스(X·옛 트위터) 공식 계정에 올린 글에서 "오늘 HSI, ICE, 마약단속국(DEA), 조지아주 순찰대 등과 함께 조지아주 브라이언 카운티에 있는 현대차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대규모 이민 단속 작전을 벌였다"고 밝혔다. 사진은 엑스에 올라온 단속 모습.사진=연합뉴스


조 장관은 “외교부는 산업부, 경제단체, 기업과 긴밀히 소통하며 총체적으로 대응하겠다”며 “주미대사관과 주애틀랜타총영사관이 현지 당국과 소통해 영사 조력을 신속히 제공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외교부 본부에서 고위급 관계자를 현장에 파견하거나, 필요 시 제가 워싱턴에 가서 미 행정부와 협의하는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지에서는 조기중 주미국대사관 총영사를 반장으로 하는 대응팀이 운영 중이며, 조 장관은 신속대응팀 파견 등 인력 보강도 적극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이번 단속은 미국 이민세관단속국(ICE, Immigration and Customs Enforcement)과 국토안보수사국(HSI, Homeland Security Investigations) 등이 참여해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