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뿜는 K2 전차.(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사진=연합뉴스

한국이 1천500억 유로(약 245조원) 규모의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 ‘세이프’(SAFE, Security Action For Europe)에 참여하기 위해 공식 의향서를 제출했다고 EU가 13일 밝혔다.

EU 집행위원회는 한국의 의향서를 검토한 뒤 양자 협정 협상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는 한국 방산업체의 유럽 시장 진출과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로 주목된다.

EU 세이프 프로그램은 2026년 초 시행을 목표로, 회원국들의 ‘재무장’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마련된 정책이다.

회원국들이 무기를 공동구매하면 낮은 금리로 대출금을 지원받는다.

원칙적으로 대출금으로 구매하는 무기의 제3국산 부품 비율은 35퍼센트(%)를 초과할 수 없으나, 한국처럼 EU와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제3국은 별도 양자 협정을 통해 이 제한을 면제받을 수 있다.

한국은 이러한 예외 규정을 활용해 방산업체의 수혜 가능성을 높이고자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토마 레니에 EU 집행위 대변인은 국내 기간 뉴스 통신사인 연합뉴스 서면 질의에 “안보·방위 파트너십을 체결한 제3국은 세이프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구체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양자 협정을 협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양자 협정 체결 요건은 까다롭다. 제3국 방산업체는 유럽 내 생산시설을 보유해야 하며, 재정 기여 등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또한, EU, 유럽경제지역(EEA, European Economic Area), 유럽자유무역연합체(EFTA, European Free Trade Association), 또는 우크라이나 중 최소 2개 국가와 ‘공동구매 팀’을 구성해야 한다.

한국은 폴란드(대출금 437억 3천400만 유로, 약 71조원)와 루마니아 등과의 협력을 검토 중이다.

한국에 앞서 영국과 캐나다가 세이프 참여 의향을 밝혔으며, EU 가입 후보국인 튀르키예도 의향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튀르키예는 그리스, 키프로스와의 갈등으로 참여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방산업체는 폴란드 등과 기존 방산 계약을 바탕으로 세이프 프로그램에서 경쟁력을 확보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