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해군 구축함 USS 히긴스
지난 8월13일 남중국해에서 작전을 수행하는 USS 히긴스호.사진=연합뉴스

중국군이 미국 구축함 ‘히긴스’와 영국 호위함 ‘리치먼드’의 대만해협 통과에 대해 “잘못된 신호를 보내 평화와 안정을 해쳤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3일 중국인민해방군 동부전구 스이 대변인의 입장문을 인용해, 두 군함이 전날 대만해협을 통과하며 소란과 도발을 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스이 대변인은 “동부전구가 해·공군 병력을 조직해 군함의 항행 전 과정을 감시하고 대응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은 이번 항해가 국제법에 따른 일상적 임무라고 반박했다.

미국 인도·태평양 사령부는 성명을 통해 “선박들은 모든 연안국가의 영해 밖에 있는 대만해협 경로를 통과했다”며 “대만해협에서의 항해 권리와 자유는 제한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영국 국방부도 “해군은 국제법과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라 항해의 자유를 행사한다”고 전했다. 이는 미국, 영국, 캐나다, 프랑스, 대만 등이 대만해협을 국제수로로 간주하며, 미 해군과 동맹국 선박이 매달 약 한 번 통과하는 관행을 재확인한 것이다.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따라 대만을 자국 영토로, 대만해협을 영해 일부로 주장하며, 외국 군함의 통과를 도발로 간주한다.

지난 12일 중국 해군은 제3호 항공모함 푸젠함을 시험 운항하며 대만해협을 통과하고, 남중국해에서 과학연구와 훈련 임무를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는 최근 수년간 대만 인근 해역에 함정을 파견하는 ‘회색지대 전술’로 수위를 높이는 행보로, 이번 미·영 군함 통과는 지난 6일 캐나다 호위함 빌 드 퀘벡호와 호주 구축함 브리즈번호의 통과에 이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