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이 영국 국빈 방문 중 미 우파 활동가 찰리 커크 (Charlie Kirk) 암살 사건과 관련한 발언으로 방송이 무기한 중단된 미 ABC 방송의 간판 심야 토크쇼 진행자 지미 키멀 (Jimmy Kimmel)을 향해 강력한 비난을 쏟아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찰리 커크에 대한 애도를 표하며, 키멀의 해고는 '나쁜 시청률과 재능 부족' 때문이라고 일축했다.

동시에 미국 사회의 진영 갈등 심화에 대한 책임론을 제기하며 전임 정부를 직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영국 버킹엄셔의 총리 별장 체커스에서 키어 스타머(Keir Starmer) 영국 총리와 함께한 기자회견에서 "무엇보다 (키멀은) 나쁜 시청률 때문에 해고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그는 "찰리 커크라는 위대한 신사에 대해 끔찍한 발언을 했다"고 키멀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미 키멀은 재능 있는 사람이 아니다. 시청률이 매우 낮았고, 그들(ABC)은 오래전에 그를 해고했어야 했다"며 "그걸 표현의 자유라고 부르든 말든 그는 재능 부족으로 해고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지미 키멀 쇼가 취소된 것에 축하를 보낸다"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비난은 키멀이 지난 15일 방송에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세력이 찰리 커크 살해범을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규정하며 정치적 이득을 취하려 한다고 비판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키멀은 또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백악관 추모 발언 영상을 지칭해 "이것은 4살 아이가 금붕어를 잃고 애도하는 방식"이라고 조롱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견 모두발언에서 "지난주 위대한 미국인 찰리 커크가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는 이유로 잔혹하게 암살당했다"고 애도했다.

폭스뉴스 인터뷰에서는 커크(Kirk)에 대해 "매우 매력적인 사람이었다. 그처럼 청년층을 사로잡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며 "나는 실제로 그에게 '찰리, 넌 언젠가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라고 말했다"고 고인을 추모했다.

찰리 커크 암살을 계기로 미국 사회에서 진영 갈등이 깊어지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국민 화합이 대통령 역할이라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사회 전반의 증오를 보면 믿을 수 없을 정도다. 아마 항상 있었는데 깨닫지 못했던 것 같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 때(2009년 1월∼2017년 1월)부터 그것이 시작되는 것을 봤다. 엄청난 증오였고, 전에 없던 수준이었다. 바이든(Joe Biden) 때는 상황이 훨씬 더 나빠졌다"고 전임 정부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내 임기 동안 우리는 엄청난 경제적 성공을 거뒀다"며 "성공이 사람들을 화합시킨다는 것"이라고 자신의 치적을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부 차원에서 '좌파와의 전면전'을 예고한 상황에서 전날 반(反)파시즘 운동인 '안티파'(Antifa)를 '국내 테러단체'로 지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에어포스원(대통령 전용기)에서 '특정 조직이 아닌 운동을 어떻게 단체로 지정하느냐'는 취지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답하며 강경한 의지를 재차 표명했다.

2박 3일의 영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영국 스탠스테드 공항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마린원(대통령 전용 헬기)의 경미한 결함으로 헬기를 교체해 탑승했으나, 캐롤라인 레빗(Karoline Leavitt) 백악관 대변인은 안전에는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