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과 해리스
지난 1월 20일 임기만료로 퇴임한 조 바이든(왼쪽) 전 미국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오른쪽) 전 미국 부통령이 미국 수도 워싱턴DC의 연방의회 의사당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선서 행사에 참석한 모습.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회고록에 민주당 인사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Financial Times)는 19일 현지시간 다음 주 발간될 해리스 전 부통령의 회고록 ‘107일’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과 동료들을 “인정사정 봐주지 않고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회고록 제목 ‘107일’은 2024년 7월 21일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선 포기 선언 후 해리스 전 부통령이 민주당 후보로서 선거운동을 벌인 기간을 가리킨다.
FT는 해리스 전 부통령이 “민주당 동료들과 연을 끊어버려도 상관없다(willing to burn bridges)”는 의향을 드러내며, 동료들을 강하게 비판했다고 전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 회고록 『107일』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출판사 사이먼앤드슈스터가 로이터를 통해 제공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 회고록 『107일』의 표지 사진.사진=연합뉴스
해리스 전 부통령은 2028년 민주당 주자로 부상한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에 대해 포기 선언 직후 연락했으나 “등산 중. 콜백하겠습니다”라는 메시지만 받고 재연락이 없었다고 적었다. 뉴섬 지사의 공보담당자는 논평을 거부했다.
조시 셔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에 대해서는 “차분하고 세련된 호감형이지만 부통령 역할에 비현실적 기대를 가졌다”며 “2인자로 만족하지 않을 불편한 걱정”을 털어놨다.
셔피로 지사의 언론비서관 마누엘 본더는 “트럼프를 꺾는 데 집중했다는 주장은 말도 안 된다”며 “셔피로 지사는 해리스-월즈 티켓을 위해 지칠 줄 모르고 선거운동했다”고 반박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러닝메이트에서 배제했다고 적었다.
해리스는 “부티지지는 이성애자 백인 남자였다면 이상적 파트너였을 것”이라며 “여자, 흑인 여자, 유대인 남편을 둔 흑인 여자로서 동성애자 지명은 위험이 너무 컸다”고 썼다.
부티지지는 “그런 정도보다는 미국인들의 수준이 높다고 믿는다”며 “유권자 신뢰는 유형 분류가 아니라 삶을 위한 노력에 달려 있다”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그는 2028년 대선 출마를 저울질 중이다.
팀 월즈 미네소타 주지사에 대해서는 JD 밴스와의 TV 토론에서 “밴스의 변신 술책에 말려들었다”며 월즈가 해리스를 충분히 방어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월즈 지사의 공보담당자는 논평을 거부했다. 월즈는 최근 미네소타 주지사 3선 도전을 선언했다.
바이든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부정적이었다.
토론 몇 시간 전 바이든으로부터 “필라델피아 파워 브로커들이 해리스가 험담을 한다고 주장한다”는 전화를 받았고, 바이든이 토론 패배를 변명하며 “저번에는 내가 이겼다”고 늘어놓았다고 썼다.
해리스는 “도대체 왜 하필 이 때 전화로 주의를 흐트러뜨렸는지 알 수 없었다”고 적었다.
앤서니 콜리 전 법무부 공보실장은 “바이든이 방해하려 한 것인지, 자신의 행동을 알아차리지 못한 것인지 둘 중 하나”라며 “후자라면 더 우려스럽다”고 엑스(X, 구 트위터)에 썼다.
바이든 전 대통령의 공보담당자는 논평을 거부했다.
회고록은 민주당 내부 갈등을 드러내며, 2028년 대선 주자들 간 경쟁을 부각한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자신의 2024년 캠페인 실패를 동료들의 부족으로 돌리며, 민주당의 단합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