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우정 전 검찰총장, 내란특검 출석

심우정 전 검찰총장이 21일 서울고검에 마련된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윤석열 전 대통령 구속 취소 당시 즉시항고를 하지 않은 경위와 관련 조사를 위해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된 내란·외환 사건을 수사 중인 조은석 특별검사팀이 21일 심우정 전 검찰총장을 피고발인 신분으로 소환했다.

심우정 전 총장은 이날 오전 9시 54분경 서울고검 청사 중앙현관으로 출석했으나, 윤석열 대통령 구속취소 즉시항고 포기 여부와 비상계엄 당시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검사 파견 지시를 받았는지, 그리고 검사의 선거관리위원회(NEC) 출동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앞서 여당과 시민단체는 심우정 전 총장이 지난 3월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취소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를 포기한 것을 두고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로 고발했다.

당시 내란 우두머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되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의 기소가 구속 기간 만료 후에 이뤄졌다며 법원에 구속 취소를 청구했고, 법원은 이를 인용했다.

수사팀 내부에서는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즉시항고하여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봐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심우정 전 총장은 대검 부장 회의 등을 거쳐 위헌 소지 등을 고려하여 불복하지 않기로 결정하고, 윤석열 대통령의 석방을 지휘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팀은 이날 조사에서 비상계엄 당시 검사 파견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은 비상계엄 선포 직후 법무부 간부 회의에서 '합동수사본부에 검사 파견을 검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박성재 전 장관은 작년 12월 3일 오후 11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심우정 전 총장과 세 차례 통화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비상계엄 당시 대검찰청 소속 검사가 국군방첩사령부 측과 연락을 주고받은 뒤 선거관리위원회(NEC)로 출동했다는 의혹도 제기되었다.

경찰은 국군방첩사령부 요원들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계엄 선포 후 선거관리위원회(NEC)에 곧 검찰과 국가정보원(NIS, National Intelligence Service)이 갈 것이며, 이를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대검찰청은 "국군방첩사령부 등 어느 기관으로부터도 계엄과 관련한 파견 요청을 받거나 파견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한 바 있다.

앞서 특검팀은 이러한 관련 의혹의 진상을 규명할 물증을 확보하고자 지난 8월 25일 심우정 전 총장의 휴대전화와 대검찰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특검팀은 이번 소환 조사를 통해 심우정 전 총장의 당시 행위와 판단 과정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