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중진 린지 그레이엄 연방 상원의원.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갑작스러운 강경 노선을 표명하자, 여당인 공화당 내 전통 보수 정치인들이 즉각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미국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23일(현지시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급속도로 확산한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의 외교적 고립주의에 가려졌던 매파들이 이번 발언을 계기로 오랜만에 기세를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공화당 소속 린지 그레이엄(사우스캐롤라이나) 의원은 엑스(X, 구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 수출이 어려워진다면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더 압박받을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평가는 옳다"고 밝혔다.
그레이엄 의원은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뉴욕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유럽 국가들을 향해 러시아 에너지 구매 중단을 촉구하고, 러시아가 휴전 협상에 나서지 않을 경우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언한 대목을 적극 주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레이엄 의원은 민주당과 함께 러시아의 에너지를 구매하는 국가의 미국 수출품에 500%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초당적 법안을 추진하고 있으며, 상원 내에서는 우크라이나 아동 납치 문제와 관련해 러시아를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법안도 추진 중이다.
상원 내 공화당 중진 의원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을 적극적으로 평가했다.
상원 정보위원장 톰 코튼(공화·아칸소) 의원은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연설과 글은 그가 왜 힘을 통해 평화를 이루는 지도자인지를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상원 군사위원장인 로저 위커(공화·미시시피) 의원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압박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회담 뒤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는 우크라이나가 유럽연합(EU)의 지원을 통해 전쟁에서 승리해 원래의 형태로 자국 영토를 되찾을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본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
그동안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에서 다소 친(親)러시아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도 받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에는 협상에 미온적인 푸틴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인 자세로 전환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