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맞아 벌초 등 야외 활동을 계획 중이거나 다녀온 후 갑작스러운 두통이나 고열 증상이 나타났다면 '진드기 매개 감염병'을 의심하고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이달부터 11월까지 진드기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관련 감염병 발병 위험이 높아져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27일 질병관리청과 의료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11월까지는 털진드기 유충이 활발하게 활동하며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 Severe Fever with Thrombocytopenia Syndrome)과 같은 진드기 매개 감염병이 기승을 부리는 시기이다.
실제 최근 3년간 쯔쯔가무시증과 SFTS 환자의 74.3퍼센트(%)는 가을철(9월~11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보고됐다.
쯔쯔가무시증은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감염된 털진드기 유충에 물려 감염되는 질환으로, 국내에서는 연간 6천명 안팎의 환자가 발생한다.
감염 시 보통 10일 이내에 두통, 발열, 발진, 오한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검은 딱지처럼 보이는 '가피'가 생기는 것이 특징이다.
잠복기가 6일에서 18일에 달하기도 하므로 야외 활동 후 벌레 물린 흔적이 있다면 감염 가능성을 배제하지 말고 살펴보는 것이 좋다.
쯔쯔가무시증은 항생제 치료 효과가 좋은 편이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뇌수막염, 폐렴, 신부전과 같은 중증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배지윤 이대서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쯔쯔가무시증은 감염 초기에 치료받으면 회복과 완치가 가능하지만, 증상을 단순한 감기 몸살로 착각해 치료 시기가 늦어지는 경우가 있다"며 "농작업 및 야외 활동 후 털진드기에 물린 자국이 발견되거나 열흘 안에 발열, 발진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즉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은 바이러스를 보유한 작은소피참진드기에게 물려 발생한다.
진드기에 물린 후 5일에서 14일이 지나면 고열, 구토 등 증상이 나타나며,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치명률이 18.5퍼센트(%)로 매우 높아 감염되지 않도록 철저한 예방수칙 준수가 강조된다.
진드기 매개 감염병 예방에는 무엇보다 진드기에 물리지 않는 것이 최선이다.
야외 활동 시에는 반드시 긴 소매와 긴 바지, 양말을 착용해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고, 진드기 기피제를 뿌리는 것이 좋다.
외출 후 집으로 돌아온 뒤에는 곧바로 샤워해 피부에 진드기가 붙어있는지 확인하고, 착용했던 작업복이나 속옷, 양말 등을 즉시 세탁해야 한다.
유행 시기에는 갑작스러운 발열이 나타나면 반드시 진드기 물린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