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수시모집 논술 마친 수험생들
지난 27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수시모집 논술 시험을 마친 학생과 학무모들이 정문을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주요 대학들이 2028학년도 대입(大學入試)에 적용되는 고교학점제 전공연계 과목을 대학과 학과별로 상이하게 지정하면서,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입시 대비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연계열은 혼란이 가중되는 반면, 인문계열 학과는 전공연계 지정 과목이 거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자연계열 전공연계 과목, 대학·학과별 '천차만별'

28일 종로학원은 주요 10개 대학(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고려대학교, 성균관대학교, 서강대학교, 한양대학교, 중앙대학교, 경희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의 2028 고교학점제 전공연계 선택 과목 지정 상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분석은 아직 발표하지 않은 연세대학교, 한국외국어대학교, 이화여자대학교를 제외한 7곳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분석 결과, 자연계열에서는 대학과 학과에 따라 수학 과목을 미적분투(Ⅱ), 기하, 확률과 통계 등 매우 다양하게 발표했다.

서울대학교는 자연계 학과 대부분에서 기하와 미적분투(Ⅱ)를 핵심 권장 과목으로 모두 지정했으나, 고려대학교는 학과에 따라 기하 과목을 특정하거나, 수학 과목 자체를 지정하지 않는다고 발표하여 차이를 보였다.

탐구 영역에서도 혼란은 이어졌다.

서울대학교는 학과에 따라 물리, 화학, 생명과학 과목을 특정했고, 고려대학교는 학과별로 과학 선택 과목을 다르게 발표했다.

성균관대학교와 서강대학교는 과학 과목 지정이 없었고, 중앙대학교와 경희대학교도 물리, 화학 등 학과별로 지정 과목이 달라 학생들의 선택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의과대학, 치과대학, 한의과대학 등 의약학 계열 역시 지정 수학 및 과학 과목이 대학별로 달랐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은 생명과학이 필수이고, 고려대학교는 과학 과목에 대한 일반 선택 필수 지정 과목이 없었다.

반면, 경희대학교는 물리학, 화학, 생명과학이 필수이며, 한양대학교는 물리, 화학, 생명과학 중 1과목 이상으로 지정하여 입시 준비생들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 인문계열은 '지정 과목 전무'…대입 전략 수립 난항

자연계열의 복잡한 지정 과목 상황과 대조적으로 인문계열 학과는 사실상 전공연계 지정 과목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발표 대학 중 서울대학교 인문계열에서만 제2외국어/한문 중 1과목 이상을 지정했을 뿐, 나머지 대학과 학과는 핵심 권장 과목이 없는 상황이다.

이는 고교학점제 취지에 맞는 대입 전략을 수립해야 할 인문계열 학생들에게 오히려 정보의 부재를 안겨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 "자연계 수험생 혼란 불가피…조기 결정 시급"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이번 분석 결과에 대해 "고교학점제 적용에서 인문계열과 자연계열학과의 지정 과목 상황이 매우 다른 양상으로, 자연계 수험생이 고교학점제 상황에서는 대학 결정에서 더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또한 "발표한 대학 기준으로 볼 때 자연계 수험생들은 목표 대학과 학과를 조기에 결정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조언하며, 학생들이 입시 전략을 시급히 수립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했다.

이러한 상황은 대학들이 고교학점제 도입 취지에 맞춰 전공연계 과목 지정을 보다 명확하고 통일성 있게 제시해야 한다는 목소리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