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차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사진=외교부/연합뉴스
지난 10일 서울에서 개최된 한미 외교차관 전략대화는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미 동맹의 굳건함을 재확인하고,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 간 긴밀한 공조 체제를 더욱 공고히 하는 중요한 자리였다. 미국 정무차관이 첫 해외 방문지로 한국을 선택하며 '확장억제 및 방위공약은 확고하다'고 강조한 것 역시 동맹의 견고함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그러나 회담 직후 대북 정책과 관련하여 양국이 발표한 내용에서 미묘한 '표현 차이'가 드러난 점은 심각한 우려를 낳는다. 대북 메시지의 불일치는 북한에게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으며, 이는 동맹의 대북 정책에 대한 대내외적 신뢰를 저해하는 위험을 안고 있다.
회담 후 우리 외교부는 "한반도 비핵화 원칙을 견지하는 가운데 대북정책 관련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반면 주한미국대사관은 별도 자료를 통해 양측이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공통의 의지를 포함해 북한이 불안정을 초래하는 행위에 대해 일치된 접근법을 유지할 것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표면적으로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나, '한반도 비핵화 원칙 견지'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라는 표현은 그 강조점과 의미하는 바에서 분명한 온도 차를 보인다. 특히 미국 측이 '일치된 접근법'을 명시적으로 언급했음에도 한국 측 발표에서는 이와 같은 단호함이 결여된 것은 의구심을 증폭시킨다. 북핵 위협이 최고조에 달한 상황에서 이처럼 대북 정책의 핵심 메시지가 엇갈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것은 매우 위험하며, 동맹의 공고한 의지를 외부로 표명하는 데 심각한 혼선을 야기한다.
이러한 메시지의 불일치는 북한에게 동맹 간 균열을 보여주는 신호로 오독될 여지가 다분하며, 북한은 언제나 동맹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며 흔들기를 시도해왔음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동맹의 일관되고 강력한 대북 메시지만이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고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으로 이끌어낼 수 있는 핵심 동력이다. '한반도 비핵화'가 궁극적인 목표라 할지라도, 현 단계에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향한 확고한 의지와 일치된 행동을 명확히 보여주는 것이 우선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이 북한의 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한 단일한 전략적 의지를 천명하는 최소한의 조건이다.
따라서 한미 양국은 북한 문제에 대한 국민적 불안감을 해소하고, 대외적으로 강력하고 단일한 대응 태세를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발표 내용 하나하나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의 확고한 대북 공조는 대화의 문을 닫는 것이 아니라, 북한을 올바른 길로 이끌기 위한 최소한의 전제 조건이다. 한미 양국이 모든 현안, 특히 북한 문제에 대해서는 티끌 만한 오해도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더욱 긴밀히 협의하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흔들림 없는 완벽하게 일치된 메시지를 발표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투명하고 단호하며 일관된 대북 메시지야말로 굳건한 동맹의 상징이자 한반도 평화를 지키는 가장 중요한 방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