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경계에 배치된 이스라엘군 전차.사진=연합뉴스

이스라엘군은 10일 낮 12시(한국시간 오후 6시)를 기해 가자지구에서 휴전 합의 1단계가 발효됐다고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자 평화구상 중재로 이뤄진 이 합의는 인질 송환과 병력 철군을 시작하며 중동 평화의 전환점으로 주목된다.

이스라엘군은 성명에서 “낮 12시 이후 병력이 휴전 합의와 인질 송환에 대비해 변경된 전개선을 따라 재배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남부사령부 병력은 재배치 지역에 주둔하며 즉각적인 위협 제거 활동을 이어가며, 위협 발생 시 군사 활동을 재개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둔 지점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전초기지와 방어진지를 해체하며 철수를 완료했다고 보도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 고위 관계자는 에이피(AFP, Agence France-Presse) 통신에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와 칸유니스 일부 지역에서 철수했다”고 전했다.

철군 지역에는 텔아하와 알샤티 난민 캠프가 포함되며, 최근 이스라엘군의 강도 높은 공중·지상 작전이 벌어진 곳이다.

AFP와 에이피(AP, Associated Press) 통신은 현지 주민들이 철수를 목격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오후 방송 연설에서 “가자지구에 남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의 무장 해제를 압박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무장 해제가 이뤄질 것”이라고 공언했다.

그러나 하마스는 무장 해제 요구를 거부하며, 휴전 2단계 협상은 불확실하다.

가자지구 피란민들.사진=연합뉴스


철군 중에도 가자지구에서 총성이 울렸으며, 민방위대 관계자는 이스라엘 공격으로 주민 사망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AFP와 AP 통신은 남부로 피란했던 주민 수만 명이 휴전 소식에 라시드·살라딘 도로를 통해 북쪽으로 이동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아랍어 공지로 “병력이 가자지구 특정 지역에 계속 배치된다”며 “베이트하눈, 베이트라히아, 슈자이야 접근은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이스라엘 정부 당국자는 가자지구 약 50퍼센트(%)를 계속 통제한다고 밝혔다.

하마스는 휴전 발효 후 72시간 내 생존 인질을 석방하며, 시한은 13일 정오로 정해졌다.

네타냐후 총리는 “인질 20명이 생존, 28명이 사망했다”며 13일을 ‘국가적 기쁨의 날’로 선포했다.

하마스는 생존 인질을 먼저 석방한 뒤 사망자 시신을 단계적으로 반환한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수감자 1천700명과 하마스 무장대원 시신 360구를 교환한다.

이스라엘 법무부는 10일 수감자 250명 명단을 발표했으나, AFP 통신은 하마스 요구 고위급 지도자가 제외됐다고 보도했다.

미국, 이집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튀르키예 등이 포함된 태스크포스(TF, Task Force)가 휴전 감독과 인질 수색에 투입될 예정이다.

이번 휴전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 성과로, 중동 평화로의 첫걸음이 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