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 개최
지난 10일 김일성광장에서 노동당 창건 80주년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거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다음날인 11일 보도했다.사진=연합뉴스

북한 김정은이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80주년 열병식에서 대한민국을 향해 ‘가장 적대적인 국가’라 공공연히 규정하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 등 핵 선제공격 능력을 과시했다. 한반도 역사를 통틀어 그 어떤 북한 지도자도 이처럼 노골적으로 대한민국을 ‘적(敵)’이라 선포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도 이재명 정부의 안보 인식은 북한의 본질을 외면한 채 한없이 낭만적이기만 하다. 북한의 명백한 적대 행위에 이재명 정부가 ‘대화의 손짓’만을 고집하는 우를 범하여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태롭게 할 수 있음을 우리는 강력히 경고한다.

북한은 핵무기를 앞세워 자유 대한민국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적’이다. 열병식에서 수많은 외빈 앞에서 대한민국을 '적'으로 규정하고 핵 선제공격 능력을 과시한 것은 협상을 위한 몸짓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를 파괴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의 대북 인식과 정책은 과연 국가 안위를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BBC 인터뷰에서 "북한 핵 동결, 잠정적 응급조치로 동의할 수 있다"는 발언으로 북핵의 심각성을 간과하는 듯한 인식을 드러냈다. 이는 핵 위협이 현실화되는 상황에서도 북한의 핵무장을 사실상 용인할 수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북한의 무력 증강에 면죄부를 주는 위험천만한 접근법이 아닐 수 없다. 더 나아가, 그의 과거 "우리 북한 김일성 김정일의 노력이 폄훼되지 않도록 (김정은) 위원장이 노력해야 한다"는 발언은 한반도 비극의 원흉인 김일성 일가를 옹호하는 듯한 모습으로 국민적 공분을 샀던 바 있다 . 북한이 노골적으로 ‘적대적 적’을 선언하는 마당에, 이 같은 과거 인식을 가진 이가 국가 안보를 책임지는 최고 지도자라는 사실 자체가 대한민국의 안보 위기를 가중시키는 형국이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이번 이재명 정부의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된 정동영의 인식이다. 그는 통일부 장관 지명 이후인 지난 6월 “평화는 협상하는 것”이라며 ‘선대화 후 제재 완화’를 주장하는 등 북한에 대한 일방적인 유화책을 펼쳐 왔다. 정동영은 취임 전인 5월부터 ‘대북 전단 살포는 접경 지역 주민에게 고통을 안긴다’며 대북 전단 살포 금지 조치를 지지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북한은 대화해야 할 상대이지 일방적으로 끌고 갈 대상이 아니다"라며, 대화의 필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는 북한의 ‘가장 적대적인 적’ 선언에도 불구하고 대화에만 몰두하겠다는 안일하고 시대착오적인 대북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김일성 광장에 핵미사일을 펼쳐 놓으며 “대한민국은 적대적 적”이라고 외치는 북한에 대해 ‘평화를 위한 협상’만을 운운하는 것은 북한의 기만 전술에 이용당하기 딱 좋은 사고방식이다.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는 북한의 명백한 적대 행위를 철저히 오판하는 행위이며,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존립 기반을 위협하는 행태로 직결될 수 있다. 북한의 위협은 결코 ‘대화를 위한 시위’로 치부될 수 없다. 핵무기 개발 의지와 ‘가장 적대적인 적’이라는 선언은 명백히 대한민국의 안보를 파괴하겠다는 의지 표명이다. 이재명 정부는 이 엄중한 현실을 직시하고 대북 정책의 근본적인 재검토에 즉각 나서야 한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이행하고 대남 적화 야욕을 버릴 때까지, 단호한 원칙과 강력한 힘의 우위로 압도하는 정책만이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재명 정부가 안일한 대북관을 버리고, 대한민국의 생존과 번영을 위한 확고한 안보 정책을 수립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