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사진=연합뉴스
크렘린궁은 26일(현지시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불필요하게 지연하지 말아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국 간 준비 작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발언으로, 최근 제재와 우크라이나 문제 속 관계 개선 의지를 시사한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 국영방송 기자 파벨 자루빈과의 인터뷰에서 “불필요한 지연 없이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이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담 개최가 의미 없다고 먼저 제안했고, 푸틴 대통령이 이를 지지했다”고 설명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헝가리 부다페스트 정상회담 연기와 관련해 “구체적인 날짜가 제안된 적이 없어 ‘취소’로 보는 것은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22일 “푸틴 대통령과의 회담을 취소했다. 적절치 않다고 느껴졌다”고 발언한 바 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두 대통령은 단순한 만남이나 시간 낭비를 피해야 한다는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며,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게 기반 작업을 지시한 이유라고 밝혔다.
그는 “정상회담을 위해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며, 모든 사람이 이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미국의 러시아 석유 대기업 루코일과 로스네프트 제재를 “비우호적 조치”라며 “우리 관계 회복 전망을 해쳤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우리의 이익은 미국을 포함한 모든 국가와 좋은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사진=연합뉴스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헝가리 유튜브 채널 ‘울트라항’ 인터뷰에서 지난 20일 루비오 장관과의 전화 통화에서 알래스카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논의했으나 새로운 만남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부다페스트 회담에 대해 “미국이 제안하고 러시아가 초대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모든 것은 제안자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 협상 조건으로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자포리자, 헤르손 영토의 유연성 여부에 대해 “이 영토는 역사적으로 러시아 땅”이라고 답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영토가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들”이라며, 해당 주민들이 2022년 주민투표를 통해 러시아 편입을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는 이 점령지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으나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번 발언은 푸틴 대통령의 강경한 입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실용적 접근이 맞물린 가운데, 양국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을 열어두는 신호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