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
김현준 한국사회보장정보원장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열린 한국노인인력개발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등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원질의를 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경혜 한국장애인개발원 원장은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장애인 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이나 인력 등 국가적 지원이 부족한 데 대해 "국회의원들이 도와주셔야 한다"고 적극 호소했다.
여야 의원들은 이 원장의 호소에 "여당이 아니라 힘들다", "야당 의원도 할 수 있다" 등 웃음 섞인 덕담을 주고받으며 도움을 약속하는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경혜 원장은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이 '국제 장애인 협력 공모 사업이 중단됐는데, 내년에는 다시 살릴 수 있나'라고 묻자, "의원님이 도와주시면 살아날 수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그냥은 살리지 못하고, 저는 여당도 아니다"라고 말하자 국감장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왔다.
국제 장애인 협력 공모 사업은 보건복지부와 장애인개발원이 함께 진행한 국제 사업으로, 민간 부문과의 파트너십 공모를 통해 교육·훈련, 초청 연수 등 장애 분야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원장은 "그러지 않아도 국내 장애인단체를 대상으로 한 국제 협력 공모 사업이 없어져서 현장에서 많이 아쉬워한다"며 "의원께서 도와주셔야 한다"고 재차 요청했다.
질의가 끝나자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보건복지위원장은 "김 의원도 마음만 먹으면 하실 수 있다"고 화답했다.
이 원장의 적극적인 호소는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서도 이어졌다.
한지아 의원이 강원도 춘천 지역발달장애인센터와 삼척시청 간 거리가 214킬로미터(㎞)로 2시간 27분이나 걸리는 등 장애인 맞춤형 지원 체계가 부족하다고 지적하자, 이 원장은 "지역센터의 현실이자 가장 큰 문제"라며 "인력 확충이 시급해서 복지부와 의논하고 있지만, 해결이 잘 안된다. 의원께서 도와달라"고 거듭 요청했다.
한지아 의원은 발언 시간 종료로 마이크가 꺼진 상태에서도 "현금성 지원은 체감할 수 있지만, 예산이나 인력 지원은 그렇지 않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보이지 않는 예산이나 인력을 지원하는 것으로 이건 여당 의원들도 함께하면 다 가능하다"고 말해 다시 국감장에서는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에 박주민 위원장은 "이경혜 원장님이 작심하고 나오신 것 같다"며 "여야 의원들이 많이 도움을 드려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국정감사에서는 정익중 아동권리보장원 원장이 주된 질의 대상이 됐다.
정 원장은 입양인 인권 침해와 각종 기록물 관리 소홀 등에 대한 질타가 이어지자 "송구하다", "유감스럽다"며 진땀을 뺐다.
정 원장은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의 조사 결과 해외 입양 과정에서 다양한 인권침해가 있었고, 이재명 대통령도 이에 대해 사과했는데 원장의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하자 "입양인들의 상처 등에 대해 굉장히 유감스럽고,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원장은 곧이어 "그런 의미에서 입양 정보 공개 청구 서비스 등을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아동권리보장원은 입양 당사자들로부터 입양기록물 보관과 공개에 관해 여러 차례 지적을 받아왔다.
보장원은 올해 7월 경기도 고양시 5층짜리 저온 물류센터에 입양인들의 기록을 보관할 임시 서고를 마련했으나, 입양인 단체 사이에서 냉동창고가 입양기록물 보존에 적합한 환경이 아닌 데다 기록물 공개도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보장원은 업무협약을 통해 입양기록물을 국가기록원 성남분원 서고에 위탁 보존하기로 했다.
정 원장은 김남희 민주당 의원이 '국가기록원 이관 계획을 늦게나마 발표해서 다행이지만 종이류 기록물에 대한 탈산 처리 등에 엄청난 예산과 인력, 시간이 수반된다.
무슨 예산으로 이관 작업을 할 거냐'고 질의하자 "타당한 지적"이라며 "국가기록원이 얘기하는 절차대로 잘 이관하겠다. 얼마나 소중한 자료인지 알고 있기 때문에 꼼꼼히 챙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