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회 선언하는 최민희 위원장
지난 24일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최민희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자녀 결혼식 축의금 논란에 휩싸인 더불어민주당 최민희 의원이 28일 '노무현 정신'을 언급하자,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인 같은 당 곽상언 의원이 곧장 정면 반박하며 당내 공방이 벌어졌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최민희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노벨생리의학상과 노무현 정신, 그리고 깨시민'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그는 올해 노벨생리의학상 연구 주제인 조절 T세포를 비유하며 "악의적 허위조작정보는 사회적 가치관을 병들게 하는 암세포"라고 언급하고, "우리가 판단력을 잃지 않는 것이다.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으로 우리가 똑똑한 조절 T세포의 역할을 하자"고 말했다.
이에 곽상언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해를 막기 위해 한 말씀 드린다"며 "노무현의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 현재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게 아니라 우리 미래를 위한 가치를 향해 돌진한다"고 썼다.
그는 "가치를 무시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가치를 해하는 것은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현재 최민희 의원이 올렸던 글은 페이스북에서 찾아볼 수 없다. 곽상언 의원의 반박 글 이후 관련 논란이 확산하자 비공개로 전환했거나 삭제한 것으로 보인다.
최민희 의원과 곽상언 의원의 공개 충돌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 곽상언 의원이 '유튜브 권력이 정치권력을 휘두른다'는 글을 올리자, 최민희 의원이 곽상언 의원을 겨냥해 '부화뇌동'이라고 반박 글을 올렸고 당 의원들의 단체 텔레그램 방에서도 관련 논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최민희 의원에 대해 자녀 결혼식 축의금 논란과 문화방송(MBC) 국정감사 '갑질' 논란을 고리로 사퇴 공세를 강화했다.
손범규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에서 "'암세포는 허위정보, 노무현 정신은 조절 T세포'라는 식의 비유는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자기합리화"라며 "그런 비유를 할 시간에 진실한 사과와 책임지는 결단을 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그는 "최민희 의원은 노무현 정신을 입에 올리기 전에 상식과 책임부터 배우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