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의하는 권칠승 의원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지난 20일 세종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세종특별자치시 대상 국정감사에서 질의를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지난 27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대구시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권칠승 의원이 "요즘 대구는 보수 꼴통, 극우의 심장으로 불리고 있다"고 발언한 사건은 국민적 공분을 넘어 심각한 민주주의의 위기를 상징한다. 공적 발언에 대한 책임은 차치하고라도, 국민을 대표해 국정을 감사해야 할 국회라는 신성한 자리에서 특정 지역과 그곳 시민 전체를 폄훼하고 모욕하는 언사가 서슴없이 터져 나온 것은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낯부끄러운 장면이다.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회 의원은 권 의원의 발언이 대구시민들의 인격권을 짓밟은 '끔찍한 사회적 테러'이자 '희대의 지역 비하', 그리고 '시대착오적 지역감정 조장'이라고 규정하며 강력히 규탄했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망언이 국회의원의 입에서 터져 나온 경위와 그 심각성을 깊이 되짚어봐야 할 시점에 와 있다.

권칠승 의원의 발언은 결코 단순한 말실수로 치부될 수 없다. '보수 꼴통', '극우의 심장'이라는 특정 이념적 낙인을 특정 지역 전체에 씌우고 그곳에 거주하는 수많은 시민의 인격을 모독하는 행위는 민주주의 사회의 건강한 정치적 소통을 가로막는 정치적 폭력이다. 특히 국정감사라는 매우 엄중하고 객관적 사실에 기반해야 할 공적인 자리에서 이러한 주관적이고 편향적인 발언을 쏟아낸 것은, 국민을 대변하는 국회의원으로서의 기본적인 소양과 공직 윤리가 심각하게 결여되었음을 드러내는 반증이다. 정치적 이견은 정책과 논리로 풀어나가야 마땅함에도, 특정 지역의 정체성을 비하하고 지역감정을 선동하는 방식으로 표출되는 것은 우리 사회의 분열과 갈등을 증폭시키는 맹독성 정치 행태에 불과하다. 헌법이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그리고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임과 동시에 지역 화합과 국가 발전을 저해하는 반민주적 행위이다. 이러한 발언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허용될 수 없으며, 국회의원이 자당의 이익을 위해 특정 국민을 편 가르거나 선동하는 도구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강력한 경고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이제 더불어민주당은 권칠승 의원의 발언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를 보일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이종배 시의원이 주장했듯이 권 의원은 해당 발언에 대해 대구시민에게 즉각 사과하고, 나아가 공직자로서의 품위를 저해한 책임으로 의원직 사퇴까지 고려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이러한 반민주적 언행이 재발하지 않도록 강력한 내부 징계와 재발 방지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이번 사건은 국회가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매몰되어 인격 비하와 지역감정 조장의 장으로 전락해서는 안 된다는 준엄한 경고다. 국회는 민의의 전당으로서 국민의 고통을 헤아리고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본연의 책무로 돌아와야 한다. 정쟁과 선동이 아닌 상식과 품격을 갖춘 정치를 펼칠 때 비로소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더프리덤타임즈'는 우리 정치권이 이번 사태를 통해 깊이 자성하고 성찰하며, 건강한 자유민주주의의 꽃을 피우기를 강력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