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표단 묵는 호텔 앞 삼엄한 분위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2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 인근인 경북 경주 힐튼호텔으로 차들이 드나들고 있다. 진입로에는 차량 검문 검색대가 설치됐다. 이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숙박할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방한을 하루 앞둔 28일 밤, 그가 묵을 경주 숙소 주변의 긴장감은 고조되고 경호·경비는 시간이 갈수록 더욱 강화되는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앞서 29일과 30일 1박 2일 일정으로 경주를 방문한다.

28일 오후 경주 보문단지에 위치한 힐튼호텔은 미국 대표단이 이미 머물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방한 후 이곳에서 1박을 할 예정이다.

해가 진 후 호텔의 경호·경비는 오전보다 한층 더 삼엄해진 모습이었다.

힐튼호텔 로비 앞에 설치된 대형 가림막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2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 인근인 경북 경주 힐튼호텔 로비로 향하는 주 출입로 앞에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이곳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숙박할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힐튼호텔 로비 앞 대형 출입문을 제외한 다른 출입문들 앞에는 용도를 알 수 없는 흰색 천막이 여러 개 설치되어 있었으며, 유리창 너머로는 경호 인력들이 보안 시설을 설치하는 듯한 장면이 포착됐다.

호텔 밖 작업자들은 "호텔 유리창을 방탄유리로 바꿔 달라는 요청이 있어서 왔다"고 밝혀 최고 수준의 경호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대표단을 태운 검은색 차량들도 호텔 진입로에 설치된 검문·검색대를 반복해서 드나드는 모습이었고, 야외 주차장에는 미국 번호판이 붙여진 차량들이 늘어났으며 한국 경찰 특공대 차량도 배치되어 있었다.

힐튼호텔 주변 순찰하는 경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을 하루 앞둔 28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장 인근인 경북 경주 힐튼호텔 앞에서 경찰이 순찰하고 있다. 이곳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숙박할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경찰 등 경호 인력은 해가 지고도 호텔 내외부를 수시로 순찰하며 삼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앞서 이날 오전 야외주차장에 세워진 미국 경호 차량에 접근하자 경호원들이 내려 경계심을 드러내며 "나가 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전날 보문단지 일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전용 방탄 리무진 '더 비스트'로 보이는 차량이 경호 동선을 확인하며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호텔 내부로는 종일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되었고, 직원들은 APEC 관련 출입증을 확인하는 등 철저한 통제를 유지했다.

호텔 한 관계자는 "현재는 미국인들만 숙박하고 있다"며 "오늘 오후부터는 경호·경비가 더 삼엄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줄지어 늘어선 美 경호 차량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서밋 개막일인 28일 경북 경주시 한 숙소에 미국 정부 소속 경호 차량이 줄지어 주차돼 있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회의장까지 이동하는 동선 주변도 마찬가지로 삼엄한 경계가 펼쳐지고 있다.

힐튼호텔과 APEC 정상회의장인 경주 화백컨벤션센터(HICO)는 큰 도로 하나를 사이에 두고 불과 수십 미터 떨어져 있다.

이미 호텔과 정상회의장 주변으로는 한국 군·경찰·소방 당국 등이 '3중 철통보안' 작전에 돌입했다.

이동 경로상의 도로 옆 인도에는 높이 3미터가량의 가림막과 철제 펜스가 설치되어 차량에 사람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도록 조치가 완료됐다.

경찰은 경주를 포함한 경북 전역에 비상근무 최고 단계인 '갑호 비상'을 내렸다.

대형 가림막 설치된 코오롱호텔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 둘째 날인 28일 경북 경주 코오롱호텔 로비로 들어가는 주 출입문 앞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돼 있다. 이 호텔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뒤 숙박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이 묵을 숙소의 경호·경비 계획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으나, 지난 2005년 부산 APEC 때 방한했던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사례를 통해 경호 수준을 짐작할 수 있다.

당시 부시 전 대통령이 묵은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주변에는 경찰특공대와 장갑차 등이 배치되었고, 호텔 입구 검색대를 통과한 로비부터 미국 보안 구역으로 분류되어 경호·경비 요원들로 가득했다.

코오롱호텔 막바지 작업
2025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주간 둘째 날인 28일 경북 경주 코오롱호텔 로비로 들어가는 주 출입문 앞에 대형 가림막이 설치된 가운데 작업자들이 막바지 정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 호텔에서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방한한 뒤 숙박할 것으로 알려졌다.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오는 30일 방한하여 머무를 것으로 알려진 경주 코오롱호텔도 경호·경비 요원들로 분주한 모습이다.

경찰 특공대원들의 모습도 목격되었으며, 호텔 주요 출입 도로 양옆으로는 높이 1미터가 넘는 가림막이 설치됐다.

로비로 들어가는 주 출입문 앞에는 힐튼호텔과 마찬가지로 대형 가림막이 설치되었고, 호텔 로비 입구에는 붉은 카펫이 놓였으며 별도의 검문대도 설치됐다.

APEC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과 관련한 숙소 경호·경비 계획 등 자세한 내용은 전혀 공개되지 않고 철저히 보안이 유지되고 있다"며 "호텔 내부로는 APEC 관계자들도 쉽게 접근할 수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