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내각은 지난달 하순 출범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여론조사에서 82퍼센트(%)의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민영방송 뉴스네트워크 제이엔엔(JNN, Japan News Network)은 1일부터 2일까지 18세 이상 남녀 1천1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끄는 내각 지지율이 82.0퍼센트(%)로 나타났다고 3일 보도했다.

이 수치는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내각 출범 직후 88.0퍼센트(%)를 기록한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직전 이시바 시게루 내각의 출범 직후 지지율은 51.6퍼센트(%)에 그쳤다.

다카이치 내각의 정책 평가도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특히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 정상회의 참석,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Asia-Pacific Economic Cooperation) 정상회의 참석 등 외교 일정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83퍼센트(%)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2퍼센트(%)로 확대하는 시점을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에서 2025회계연도로 2년 앞당기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대한 지지 의사는 56퍼센트(%)로 나타났다.

본래 2025회계연도 방위비는 GDP의 1.8퍼센트(%) 수준이다.

노동시간 상한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64퍼센트(%)가 찬성했다.

다카이치 정권 출범으로 경기가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도 58퍼센트(%)였다.

집권 자민당이 일본유신회와 연립 정권을 구성하며 약속한 중의원(하원) 의원 수 축소에 대해서는 ‘연내 법안 통과’ 의견이 48퍼센트(%)를 차지했다. 다만 내각 지지율과 달리 자민당 지지율은 28.9퍼센트(%)에 머물렀다.

다른 언론사 조사에서도 다카이치 내각 초기 지지율은 60~70퍼센트(%)대로 높게 나타났으며, 젊은 층에서 특히 강한 지지를 보였다.

요미우리신문은 고이즈미 내각과 아베 신조 2차 내각의 장기 집권 사례를 들어 무당파층의 지지율 변화가 정권 유지의 관건이라고 분석했다.

아사히신문은 다카이치 총리의 APEC 정상회의까지 이어진 외교 일정에서 아베 전 총리 노선을 계승하면서도 현실주의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중국·한국에는 보수 강경파 주장을 하지 않고 ‘현실주의 노선’으로 대응했다”고 해설했다.

혼슈 서부 나라현 출신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나라’라는 말은 본래 한국에서 나라를 의미한다는 것을 나라현 사람들은 잘 알고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총리는 아베 전 총리에 대한 평가가 좋은 동남아시아 국가 정상과의 만남에서 아베의 정치적 유산을 활용하는 전략을 폈다고 아사히신문이 분석했다.

이 신문은 “다카이치 총리가 외교 무대에 순조롭게 데뷔했다는 견해가 우세하며, 관료 작성 예상 문답을 넘어 자신의 언어로 말하려는 장면이 많았다”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