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계족산 황톳길 걷는 시민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 관련 없음).사진=연합뉴스
 
알츠하이머병 병리 현상이 시작됐으나 인지 저하 증상이 없는 고령층은 하루 5천보 정도의 신체활동으로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크게 늦출 수 있다.
미국 하버드의대와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브리검(MGB, Brigham and Women's Hospital)의 재스미어 찻왈 교수팀은 4일 네이처 메디신(Nature Medicine)에 발표한 연구에서 인지기능이 정상인 고령층 296명을 대상으로 신체활동 수준과 알츠하이머병 핵심 생체표지자 간 관계를 장기간 추적해 이 같은 연관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신체 활동량을 늘리는 것이 알츠하이머병 증상 시작 전 단계에서 타우 단백질 병리와 인지 저하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며 노인층이 쉽게 실천할 수 있는 활동 목표를 제시하고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 사례의 거의 절반은 예방 가능한 위험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신체활동 부족은 대표적인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동물 연구에서는 운동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병리 현상을 줄일 수 있다는 결과가 보고됐으나 인간 대상 연구에서는 신체활동이 아밀로이드 베타(Aβ)와 타우(τ) 단백질 같은 생체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이나 적절한 활동량은 명확하지 않았다.
특히 객관적인 활동 측정법을 통해 신체 활동량이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에 미치는 영향을 장기간 분석한 연구는 거의 없었다.
연구팀은 하버드 뇌 노화 연구(Harvard Aging Brain Study)에 참여한 50~90세 인지기능 정상인 296명을 대상으로 만보기로 측정한 하루 신체 활동량,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단백질을 장기간 측정한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Positron Emission Tomography) 영상, 최대 14년간의 인지평가 결과 등을 분석했다.
참가자들은 아밀로이드 베타·타우 단백질 축적 등 알츠하이머병 병리 변화가 시작됐으나 인지기능은 정상인 사람들로 하루 걸음 수에 따라 비활동(3천보 이하), 저활동(3천5천보), 중간 활동(5천7천500보), 활동적 그룹(7천500보 이상)으로 분류됐다.
분석 결과 신체활동이 많을수록 아밀로이드 베타 관련 인지기능 저하가 더 느리게 진행됐으며 이 효과는 아밀로이드 베타 병리 변화보다 타우 단백질 축적 둔화와 더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타우 단백질 축적과 인지기능 저하를 늦추는 효과는 하루 걸음 수 3천5천보의 비교적 낮은 신체활동 수준에서도 뚜렷하게 관찰됐으며 하루 5천7천보 수준의 중간 활동량에서 안정화되는 경향을 보였다.
하루 걸음 수 3천5천보 그룹은 3천보 미만보다 타우 단백질 축적 및 인지 저하 속도가 약 20퍼센트(%)와 약 40퍼센트(%), 5천7천500보 그룹은 약 30퍼센트(%)와 50퍼센트(%)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7천500보 이상에서는 효과가 더는 크게 증가하지 않는 평탄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이 연구가 인지기능 정상 고령층의 신체활동 수준과 알츠하이머병 생체표지자 간 관계를 장기간 추적한 첫 연구 중 하나라며 운동량이 적은 노인층이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접근 가능한 목표를 제시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Nature Medicine, Jasmeer P. Chhatwal et al., 'Physical activity as a modifiable risk factor in preclinical Alzheimer's disea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