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리2호기 계속 운전 허가
지난 13일 오후 부산 기장군 고리 2호기(가운데)의 모습. 원자력안전위원위원회는 이날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를 표결로 의결했다.사진=연합뉴스


고리원전 2호기의 가동이 연장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시대에 그나마 다행스러운 결정이라 생각한다.

앞으로의 세계는 상상 이상으로 많은 전기를 필요로 한다.

화력·풍력·태양광 발전만으로는 이를 감당할 수 없다.

미래 도시는 에이아이(AI)와 로봇이 산업의 전면에 나서는 ‘스마트 도시’가 될 것이다.

전기는 먼 바다에서 끌어오는 것이 아니라 도시 인근에서 안정적으로 생산되어야 한다.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에 전시된 SMR 모형

지난 10월1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에너지플러스 2025'에서 관람객들이 소형모듈원전(SMR) 모형을 둘러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 해법이 바로 스마트 원전, 즉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이다.

트럭 몇 대 규모의 작은 시설로도 도시 전체의 전력을 책임질 수 있는 기술이다.

혹독한 계절 변화, 냉난방 수요, 제조업의 고전력 공정 등을 태양광이나 풍력만으로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혁신형 소형모듈원전(i-SMR) 개요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해 향후 15년간(2024∼2038년) 전력 수급 전망과 발전원 확충 계획 등을 담은 11차 전기본 실무안을 지난 2024년 5월31일 발표했다. 이번 전기본 실무안에는 2035∼2036년 필요한 신규 설비 2.2기가와트(GW) 중 3분의 1에 달하는 0.7기가와트(GW)를 SMR에서 얻는 방안이 포함됐다.사진=연합뉴스


◆ 독일 탈원전 교훈과 SMR 잠재력

독일 제조업의 쇠락은 메르켈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서 비롯되었다.

전기료 상승은 결국 생산 기반의 붕괴로 이어졌다.

에너지 정책의 오판은 국가 경쟁력의 직접적 손실로 귀결되는 것이다.

물론 앞으로 양자 발전이나 인조 태양열 발전 같은 미래 에너지원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당장 실현 가능하고 경제성이 검증된 대안은 SMR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대한민국의 SMR은 5천조원 규모의 해외 시장을 창출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고리원전 운영 현황

지난 13일 부산 기장 고리 원자력발전소 2호기 계속운전이 수명 만료 2년 반 만에 허가됐다. 이번 허가에 따라 고리 2호기의 수명은 설계수명 만료일로부터 10년 늘어나 2033년 4월까지로 연장됐다.사진=연합뉴스


◆ 이재명 정권의 탈원전 모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재명 정권은 여전히 탈원전의 그림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정책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로봇 노동자 시대가 도래하면 위험 작업은 기계가 담당하게 될 것이며, 중대재해법 같은 논란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미래 대비 없이 노란봉투법을 강행하며 기업인의 의욕을 꺾고 있다.

에너지 정책은 국가 생존의 문제다.
원전이 멈추면 결국 국가가 멈춘다.
정부는 이 명제를 다시 새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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