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 (PG).사진=연합뉴스

대한민국 사회에 깊은 고독과 불신의 그림자가 드리워지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사회조사 결과'는 충격적이다. 국민 10명 중 4명 가까이가 평소 외로움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사회 신뢰도는 관련 조사 이래 처음으로 하락하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했다. 특히 사회적 관계망조차 없이 외로움을 호소하는 인구가 150만 명에 달한다는 추정은 자유민주주의의 근간인 공동체 의식과 사회적 연대가 얼마나 위태로운지 여실히 보여준다. 이 수치는 단순한 개인의 정서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국가 시스템 전반의 건강성을 위협하는 구조적 문제로 직시해야 한다.

이번 사회조사 결과는 우리 사회의 암울한 단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외로움은 올해 처음 조사된 항목임에도 불구하고, 13세 이상 인구의 38.2%가 평소 외로움을 느끼고 있으며, '자주 외롭다'는 비중도 4.7%에 달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층에서는 43.4%가 외로움을 호소하고 있어, 고독사가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현상과 무관치 않다. 더욱 우려스러운 것은 사회 신뢰도의 급격한 하락이다.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있다'는 응답은 54.6%로 2년 전보다 3.5%포인트(%) 감소했는데, 이는 2019년 관련 조사가 시작된 이래 최초의 하락이다. 특히 미래를 짊어져야 할 20대(52.0%)와 30대(49.1%)에서 사회 신뢰도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는 점은 비상계엄 이후 이어진 사회 불안과 잇따른 대형 사건·사고, 그리고 정치적 갈등이 젊은 세대에 깊은 절망감을 안겼다는 냉엄한 현실을 반영한다. 또한 취업자 절반 이상(54.3%)이 실직 또는 이직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청년층의 대기업 선호 현상이 28.7%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불안정한 경제 상황과 미래에 대한 확신 부족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러한 광범위한 고독과 불신은 결국 국가 시스템 전반의 위기로 직결된다. 시민들이 자신을 둘러싼 사회를 신뢰하지 못할 때, 법과 제도는 그 정당성을 잃고 공동체 의식은 파괴되기 시작한다. 비상계엄 이후 혼란과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각종 정치적 논쟁과 시스템에 대한 불신은 국민의 피로감을 가중시키고 사회적 유대감을 약화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긍정적으로 평가되는 여행과 문화 활동의 회복세는 단기적인 위안에 불과할 뿐, 사회의 근간이 흔들리는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 만약 이러한 위기 징후를 방치한다면, 대한민국 사회는 개인의 고립과 계층 간, 세대 간 불신이 심화되는 해체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지탱하는 연대와 상생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길이다.

더 이상 외로움과 불신이라는 보이지 않는 위협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국가는 지금이라도 무너진 사회적 신뢰를 회복하고, 고립된 국민들을 포용하기 위한 과감한 혁신을 단행해야 한다. ▲첫째, 투명하고 공정한 국정 운영을 통해 정치적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믿음을 되찾아야 한다. 뇌피셜과 정파적 이익에 함몰된 행태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 ▲둘째, 취약 계층과 고령층뿐만 아니라, 미래에 대한 불안에 시달리는 청년층의 고립감과 경제적 불안감을 해소할 실질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과 사회안전망 강화를 통해 국민 개개인이 더 이상 홀로 외로운 싸움을 하지 않도록 사회적 울타리를 강화해야 한다. ▲셋째, 우리 사회의 근간을 튼튼히 하는 공동체 의식 함양과 세대 간 통합을 위한 교육 및 문화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책임감 있는 언론으로서 우리 '더프리덤타임즈'는 이 같은 위기를 경고하며,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을 바로 세우고 국민 모두가 존중받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근본적인 해결책을 지속적으로 촉구할 것이다. 닫힌 마음과 불신의 벽을 허물고, 다시금 따뜻하고 신뢰할 수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어나가기 위한 범사회적인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