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기술로 구현한 실종 아동의 나이 든 모습.사진=아동권리보장원/연합뉴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장기 실종 아동의 현재 추정 모습을 구현, 경찰 포스터에 처음으로 적용했다.

KIST는 아동권리보장원·경찰청·보건복지부와 협력해 자체 관리 중인 장기 실종 아동 189명 가운데 60명의 나이 든 모습을 AI로 제작했다.

이 결과물은 5일부터 서울 남대문파출소를 비롯한 전국 파출소와 지구대 게시판에 부착되고 있다.

실종 당시 13세였던 김이곤씨와 14세였던 김태희씨는 각각 50대 중장년으로 변한 추정 모습이 포스터에 나란히 실렸다.

최단 15년, 최장 40년 전 사진과 함께 게시된 현재 추정 모습은 시간 경과에 따른 얼굴 변화 패턴을 AI가 학습해 구현한 결과다.

KIST는 2015년 해당 기술을 국산화했으며 2023년부터는 슈퍼 레졸루션 기술을 도입해 해상도를 기존 대비 4배 높였다.

과거 미국 업체에 의뢰하면 한 달 이상 걸리고 거액의 비용이 들었던 작업이 이제는 국내 기술로 신속하게 이뤄진다.

KIST AI로봇연구소 김익재 소장은 7일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청소년기부터 중년기까지 얼굴에 나타나는 턱선·코·주름 등의 변화를 대량 데이터로 학습시켰다”며 “생성형 AI를 활용해 파마 머리 등 시대별 유행 헤어스타일과 복장까지 자연스럽게 재현한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 장기 실종 아동·장애인은 1천417명에 이르며 이 중 1천128명은 20년 이상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아동권리보장원은 AI 포스터를 보고 제보가 들어와 상봉에 성공하는 사례가 2∼3년에 한 번꼴로 발생한다고 전했다.

남대문파출소 앞 실종아동 포스터.사진=연합뉴스


한편 단기 실종자 수색에는 AI 동선 추적 시스템이 적극 활용되고 있다.

경기도 안양시가 시범 운영 중인 이 시스템은 실종자의 인상착의와 나이대를 입력하면 폐쇄회로(CC)TV 수십 대를 동시에 분석해 동선을 파악한다.

최근 80대 치매 노인과 극단 선택을 암시한 20대 남성을 신속하게 찾아내는 성과를 거뒀다.

해당 기술은 KT에 이전돼 전국 경찰청과 지방자치단체가 도입을 검토 중이다.

김익재 소장은 “AI가 실종자 수색의 새로운 전환점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