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첫 피의자 조사가 8시간 반 만에 끝났다.
윤 전 대통령은 20일 오전 9시 30분께 서울구치소에서 법무부 호송차를 타고 광화문 특검팀 사무실에 도착했다.
조사는 오전 10시부터 시작돼 11시 56분 점심 중단 후 오후 1시 재개됐고 5시 10분께 종료됐다.
윤 전 대통령은 이후 5시 26분부터 6시 30분까지 신문 조서를 열람한 뒤 퇴실했다.
특검팀은 이날 준비한 160쪽 분량 질문지를 모두 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사 내용에는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2022년 대선 전에 명태균 씨로부터 2억7천만원 상당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혐의, 김상민 전 부장검사로부터 공천 청탁 대가로 1억4천만원 상당 이우환 그림을 받은 혐의,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과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 로봇개 사업가 서성빈 씨로부터 공직 인사·이권 청탁과 함께 수천만원대 귀금속을 받은 혐의 등이 포함됐다.
아울러 국민의힘 대선 후보 시절인 2021년 말 공개 토론회에서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개입 의혹과 허위 이력 의혹 등에 대해 사실과 다른 발언을 한 혐의도 조사 대상이었다.
윤 전 대통령은 조사 과정에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하며 법리적으로 죄가 되지 않는 이유를 설명하는 데 주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에는 윤 전 대통령 측 유정화·채명성·배보윤 변호사가 입회했다.
윤 전 대통령 측 거부로 영상 녹화는 이뤄지지 않았다.윤 전 대통령 측 변호인은 조사 종료 후 “진술거부 없이 적극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했다”며 “질문과 답변이 원활하게 진행됐다”고 밝혔다.
특검팀은 남은 수사 기간이 8일에 불과해 윤 전 대통령을 다시 소환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특검팀은 앞으로 윤 전 대통령과 김 여사를 동반 기소하기 위한 혐의를 정리하고 증거 기록 정비, 잔여 사건 이첩 준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