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란전담재판부법 국회 본회의 상정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법이 상정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내란·외환·반란 범죄 등의 형사절차에 관한 특례법)을 상정하여, 국회의 여야 대치가 심화되고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전의 2라운드가 일주일 만에 재개되었다.
더불어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를 기반으로 오는 24일까지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를 거쳐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을 차례로 처리할 계획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해당 법안들이 사법부 독립을 침해하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규정하며 즉각 필리버스터에 돌입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 주도의 법안 처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어 여야 간 대치 양상은 연말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은 서울중앙지방법원과 서울고등법원에 각각 2개 이상의 내란전담재판부를 설치하는 내용을 포함한다.
이 법안은 전담재판부 구성 시 대법원 규칙에 따라 설치된 사무분담위원회가 판사를 배치하고, 이를 해당 법원 판사회의에 보고 및 의결을 거치도록 설계했다.
이후 서울중앙지방법원장과 서울고등법원장은 판사회의가 의결한 전담재판부 판사를 보임하게 된다.
더불어민주당은 당초 지난 16일 의원총회를 통해 판사 추천위원회를 통한 재판부 구성 방안을 논의했으나, 법조계와 야권으로부터 "무작위 배당 원칙을 훼손한다"는 비판과 위헌성 논란이 제기되자 법안 내용을 재차 수정하여 이날 본회의에 상정했다.
장동혁, '내란전담재판부법' 무제한 반대 토론 시작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에 내란전담재판부 법이 상정되자 무제한 반대 토론(필리버스터)을 시작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 "법원 임의 배당 원칙의 훼손" 지적
국민의힘은 더불어민주당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 시도 자체가 위헌적이라고 판단했다.
첫 번째 필리버스터 토론자로 나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이 법의 핵심은 외부 영향이 개입되지 않도록 법원이 임의 배당을 고수해왔던 기본 원칙을 깨려고 한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대표는 사법부 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한 것이 사법부 독립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더불어민주당이 위헌 소지를 인지하고 법안을 수정했음에도 "그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대놓고 앞문으로 들어가려다 슬그머니 창문으로 기어서 들어간다 해도 위헌이 합헌이 되지는 않는다"고 강력히 지적했다.
국민의힘,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 본회의 상정 규탄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 직전 로텐더홀에서 열린 규탄대회에서 내란전담재판부 특별법 상정을 항의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본회의 시작 전 국회 로텐더홀에서 '내란전담재판부 설치법'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규탄대회를 개최하며 당론을 분명히 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23일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본회의에 상정되는 직후에도 필리버스터를 이어갈 계획이다.
국민의힘은 불법 허위조작정보 유통에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해당 법안에 대해 '국민단속법', '온라인 입틀막법'으로 규정하며 반대하고 있다.
비록 이날 본회의에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결의안 및 '12·29 여객기 참사 진상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계획서 승인의 건'은 여야 합의로 통과되었으나, 국회 내 입법 대치 구도는 더욱 격화되는 양상이다.
분주한 민주당 지도부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김병기 원대대표를 비롯한 지도부들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12월 임시국회 본회의 도중 모여 대화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특검법 논의, 연말 정국 변동성 키워… 김건희 여사 특검 종료 전 2차 종합 특검 발의
특히 특검법 논의는 연말 정국의 변동성을 더욱 키우는 주요 요인으로 부상했다.
이날 더불어민주당은 그간 보수 야권이 요구해온 '통일교 특검'을 전격 수용하기로 결정했는데, 이에 따라 특검 추천 방식과 수사 대상 및 기간 등 민감한 쟁점들이 새롭게 불거졌다.
현재 진행 중인 필리버스터 입법 현안들과 맞물려 여야 간의 힘겨루기는 한층 심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은 오는 28일 김건희 여사 특검 종료 시점에 맞춰 2차 종합 특검 법안도 이날 함께 발의했다.
이는 국민의힘이 '내란 몰이'로 반발하고 있는 '12·3 계엄 사태' 파생 사건들을 끝까지 수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되며, 이로 인한 입법 과정에서의 정치적 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통일교 특검을 수용한 것을 두고, 자당이 적극 추진해온 2차 종합 특검을 위한 명분 쌓기가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만나 통일교 특검 관련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