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왼쪽)와 김병기 원내대표.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김병기 원내대표의 사생활 관련 비위 의혹 논란에 대해 26일 처음으로 “매우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공개 사과했다.

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김 원내대표가 전날 자신에게 전화해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하다는 취지로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이런 일이 발생한 데 대해 국민 여러분께 정말 죄송하고 송구스럽다며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기자회견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2차 종합특검법'의 추진 방향과 '통일교 특검법' 관련 쟁점 등에 대한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대표는 김 원내대표가 며칠 후 정리된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그때까지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정 대표가 이 사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심각성을 언급한 첫 사례다.

앞서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사안을 굉장히 중하게 보고 있으며 국민께 많은 질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원내대표가 국민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메시지를 낼 것으로 예상했다.

당내에서는 의혹 보도가 계속되면서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 원내대표가 의혹을 제보한 전직 보좌직원을 앙심을 품고 사실과 허위를 섞어 공개한다고 비판한 데 대해서도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당 핵심 관계자는 한두 건이 아니고 너무 많이 터져 신중하게 처리해야 한다며 일정 정도 조치가 필요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박주민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심과 민심을 가늠자로 삼아 당에 누가 되지 않고 지장이 가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이 이뤄져야 한다며 당내에서 그런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생각에 잠긴 김병기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가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고위원들의 발언을 들으며 생각에 잠겨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런 분위기 속에 김 원내대표는 거취에 대한 압박감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원내대표직 사퇴 여부는 불투명하다.

김 원내대표 측은 제보 내용이 사실과 다르고 의도적으로 왜곡된 것이라며 사실관계 규명이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당은 대표와 원내대표가 별도 선출되는 투톱 체제이며 지지층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점도 변수로 작용한다.

일부 지지자들은 정 대표가 가까운 최민희 의원이나 장경태 의원의 과거 논란에는 직접 메시지를 내지 않은 점을 지적하기도 한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김 원내대표가 더 낮은 자세로 성찰하며 일하겠다는 입장이라며 사퇴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김 원내대표는 제보자 의혹 제기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겠다는 방침이지만 연일 보도가 이어지는 상황은 여론 부담으로 작용한다.

이날도 전 보좌관은 김 원내대표 해명에 반박했으며 배우자가 과거 지역구의회 부의장 업무추진비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이 추가 보도됐다.

김 원내대표 측은 관련 사안이 적법한 조치였고 수사기관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된 것이라며 짧게 입장을 밝혔다.

그는 30일께 기자회견을 열고 사태 전반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