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 애국세력이 반국가매국세력의 체제파괴 공세에도 분열과 좌절을 반복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친중매국노, 친북주사파의 반자유, 반헌정 선전선동이 거센 탓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렵다.

내부의 구조적 결함과 의식의 낙후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체제수호 애국세력이 몸담고 키워가야 할 진지의 체질개선과 정치의식의 근본적 개혁이 필요하다.

지난 8월26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제6차 전당대회 결선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뒤 당기를 흔들고 있는 국민의힘 장동혁 신임 당 대표.사진=연합뉴스


◆ 폐쇄적 의사결정 구조의 폐단 극복

첫째, 자유민주주의 체제수호 애국세력의 가장 큰 약점은 소수 지도부, 특정 계파 중진들, 혹은 정치적 자영업자들이 여론을 대변한다는 명분 아래 독점적으로 방향을 결정해 온 의사결정 구조의 폐쇄성과 왜곡이었다.

이 과정에서 다수의 헌신적인 당원과 지지자들은 동원 대상이 되었을 뿐 의사결정의 주체로 존중받지 못했다.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는 세력이 정작 내부에서는 민주주의를 실천하지 못하는 자기모순을 낳았다.

따라서 전(全)당원 100% 의결 결정구조와 상향식 공천제도의 도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주요 노선, 전략, 지도체제, 연대 여부 등 핵심 사안에 대해 전(全)당원이 직접 참여하고 결정하는 구조를 제도화해야 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장치가 아니라 자유민주주의의 원리를 내부에서부터 구현하겠다는 정치적 선언이다.

당원이 주인이 되고 지도부는 위임받은 집행자로 기능할 때만 조직은 생명력회복할 수 있다.

[그래픽]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윤석열 대통령 탄핵 관련 입장 변화

국민의힘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한동훈 대표가 윤 대통령 2차 탄핵소추안 표결을 이틀 앞둔 지난해 12월12일 탄핵 찬성 입장을 공식화하면서다. 앞서 한 대표는 '비상계엄 사태' 초기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혔으나, 표결 당일인 지난 7일엔 윤 대통령이 자신의 거취를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히자 탄핵 대신 '질서 있는 퇴진'으로 물러섰지만, 윤 대통령이 당의 '내년 2∼3월 퇴진' 제안을 거부했다는 판단 아래 이날 탄핵 찬성으로 재선회한 것이다.사진=연합뉴스


◆ 배신정치와 정치자영업자 문화의 단절

둘째, 신념이나 가치보다 개인의 인지도, 유튜브 조회수, 후원금, 차기 공천 계산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자영업자 문화와 체제수호 진영의 단결을 해쳐온 배신정치의 고리를 단절해야 한다.

이들은 위기 국면마다 강경한 언어로 지지층의 분노를 자극하지만 결정적 순간에는 타협과 이탈, 혹은 침묵으로 돌아선다.

결국 남는 것은 상처 입은 지지층과 무너진 신뢰뿐이다.

배신정치는 우연이 아니라 구조의 산물이다.

책임을 묻지 않는 문화, 원칙 없는 공천, 개인의 정치적 이익을 제어하지 못하는 시스템이 배신을 반복적으로 양산해 왔다.

따라서 체제수호 세력은 가치중심의 정치윤리 기준을 분명히 세우고 이를 어긴 자에 대해서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정치적 책임을 묻는 내부 규율을 확립해야 한다.

배신의 결과가 비참해지고 충성의 이익이 커질 때 조직비로소 단단해진다.

1968년 12월 21일 경인고속도로 개통식에 참석한 박정희 대통령이 노면에 샴페인을 뿌리며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의식개혁과 건국·부국 정신 계승

셋째, 체질개선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의식개혁이 병행되지 않으면 어떤 노력도 모래성 쌓기에 불과하다.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 체제를 가능케 해준 이승만 대통령의 건국정신과 박정희 대통령의 부국정신을 바탕으로 헌법가치와 국가 정체성을 지켜가야 한다.

그리고 누가 우리 편인가가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기준으로 판단하는 정치문화가 자리 잡도록 만들어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내부 토론과 비판을 통해 팬덤 정치에서 벗어나 자유대한민국 중심의 가치관과 역사관을 정립해가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세력이기에 내부의 자유로운 토론을 통해 정당성과 정통성을 확보해가야 하는 것이다.

태극기집회.사진=엑스(X, 구 트위터) 캡처


◆ 체질개선만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키는 길

마지막으로 체제수호 애국세력은 더 이상 과거의 방식으로 미래를 지킬 수 없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광장의 열정, 분노의 언어, 개인 영웅에 대한 의존만으로는 장기적인 체제전쟁에서 승리할 수 없다.

필요한 것은 제도화된 민주적 의사결정, 원칙에 기반한 정치윤리, 그리고 성숙한 자유애국민의 의식을 갖춘 집단적 주체로 성장해가야 한다.

자유민주주의는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부패와 안일함으로 더 쉽게 무너진다.

지금이야말로 체제수호 애국세력이 스스로를 향해 가장 엄격한 질문을 던져야 할 때다.

“진지가 바뀌지 않으면 전선은 무너진다.

전(全)당원 주권, 정치자영업자와의 결별, 배신정치의 청산이라는 고통스러운 체질개선만이 자유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