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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의 갈등은 점점 첨예해지고 있다.
그러나 이 글은 옳고 그름의 문제를 따지려는 것이 아니다.
생각과 사상, 가치관의 다름을 어떻게 인식하고 다뤄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 제기다.
역사를 돌아보면, 십자군 전쟁은 종교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수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비극이었다.
다름을 인정하지 못했을 때 어떤 참사가 벌어지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미국 뉴욕에서는 무슬림 출신 시장이 당선되었고, 그는 성경이 아닌 코란 위에 손을 얹고 취임 선서를 했다.
이는 특정 종교의 옳고 그름을 논할 사안이 아니라, 사회를 구성하는 가치와 문화가 변화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갈등을 관리할 준비가 되어 있느냐는 점이다.
동래향교서 배례(절)배우는 초등생들
2학기를 맞아 지난해 9월9일 부산 동래구 동래향교에서 열린 '청소년 인성·예절 체험교실'에서 명륜초등학교 학생들이 한복을 곱게 차려입고 배례법을 배우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문화와 교육의 산물인 차이
국가와 민족 간에도 사고방식과 생활 규범은 분명히 다르다.
공공질서에 대한 인식, 법과 규범을 대하는 태도, 공동체 의식은 문화와 교육의 산물이다.
유교적 가치관 속에서 질서와 책임을 중시해 온 한국 사회와 다른 문화권 사이에는 자연스러운 차이가 존재한다.
한국 사회 내부에서도 마찬가지다.
정치적 신념, 외교 노선, 도덕 기준에 대한 생각은 제각각이다.
공직을 얻기 위해 소신을 바꾸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원칙을 지키기 위해 불이익을 감수하는 사람도 있다.
신의를 가볍게 여기는 사람도 있고, 끝까지 책임을 중시하는 사람도 있다.
◆ 정당의 정체성과 쇄신 방향
이처럼 생각과 사상이 다른 사람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현실을 인정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설득과 토론을 통해 간극을 좁힐 수 있는 경우도 있지만, 근본적인 가치와 철학이 현저히 다른 경우에는 함께 가기 어렵다는 점 또한 정치의 현실이다.
정당은 특히 그렇다.
정당은 다양한 의견을 포용할 수는 있지만, 최소한의 가치와 노선은 공유해야 한다.
정체성이 불분명한 정당은 결국 분열과 혼란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 역시 예외가 아니다.
당의 쇄신은 인물 교체 이전에 가치와 철학의 정립에서 출발해야 한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세력으로 재정비할 때만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다.
다름을 인정하되,
함께 갈 수 있는 다름과 그렇지 않은 다름을 구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