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아일랜드 정상회담
5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가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5일 미할 마틴 아일랜드 총리와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겨냥, "일방적이고 패권적인 행위가 국제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시진핑 주석은 특정 국가를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전격적인 군사 작전을 통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미국을 사실상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비판은 지난 3일 미국이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의 대통령 안전가옥에 병력을 투입해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한 사건 직후에 나왔다.

로이터통신과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진핑 주석은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진행된 마틴 총리와의 회담 모두발언에서 "오늘날 세계는 혼란과 변화가 뒤얽혀 있으며 일방적인 괴롭힘 행위가 국제 질서에 심각한 충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각국은 타국 국민이 자주적으로 선택한 발전 경로를 존중하고, 국제법 및 유엔 헌장의 목적과 원칙을 준수해야 하며, 특히 대국이 이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석유의 최대 구매국인 중국이 베네수엘라의 주권과 국가안보 수호를 지속해서 지원하겠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진핑 주석은 지난해 11월 마두로 대통령의 생일 출전에서 양국을 "친밀한 친구, 소중한 형제이자 좋은 동반자"로 표현하며 베네수엘라의 주권과 국가안보 수호를 지원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한 아일랜드가 하반기에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 이사회 순회 의장국을 맡아 중국-유럽 관계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발전을 위해 건설적인 역할을 하기를 희망한다고 마틴 총리에게 촉구했다.

그는 "중국과 유럽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동반자 관계 위치를 견지하고, 차이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바라보고 처리하며, 협력과 상생을 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과 EU는 현재 EU의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 부과와 그에 따른 중국의 보복 조치 등으로 마찰을 겪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자 이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산 유제품과 돼지고기 등 농축산물, 브랜디, 플라스틱 원료 등을 겨냥해 반덤핑·반보조금 관세 등 보복 카드를 잇달아 꺼내 들었다.

이에 마틴 총리는 평화 유지 등 국제문제에서 "중국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화답했으며, 무역과 관련해 "우리는 세계의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면서 개방된 무역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믿는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또한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견지하고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강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전념하고 있으며, 어떠한 국제 분쟁의 해결도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그는 유럽과 중국 관계의 안정적 발전이 매우 중요하며 아일랜드는 유럽-중국 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건설적 역할을 할 의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마틴 총리의 이번 방중은 중국이 지난달 22일 EU산 유제품에 최대 42.7퍼센트(%)의 임시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지 약 2주 만에 이뤄졌으며, 아일랜드 총리의 방중은 약 14년 만이다.

아일랜드는 유럽에서 가장 큰 유제품 수출국 중 하나로 생산량의 90퍼센트(%) 이상을 수출하고 있으며 연간 수출액은 60억 유로(약 한화 8조 7천억 원)에 달한다.

로이터 통신은 아일랜드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EU의 반보조금 관세 부과에 찬성표를 던진 국가 중 하나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