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두로 생포 가짜 사진
지난 3일에 미국 플로리다주 코럴게이블스 시장인 빈스 라고가 소셜 미디어에 올린 가짜 사진. 이 가짜 사진은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들에 의해 연행되는 모습인 것처럼 착각할 수 있는 장면이 담겨 있다. 라고 시장은 사진이 가짜라는 지적이 나온 후에도 이 사진을 계속 올려놓고 있다.사진=빈스 라고 코럴게이블 시장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처/연합뉴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생포·압송 소식을 발표한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관련 가짜 사진과 영상이 홍수를 이루며 전례 없는 정보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의 발달이 이러한 허위 정보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어 심각한 경각심을 요구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3일 새벽(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은 베네수엘라와 그 지도자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대규모 공격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로 발표하자마자 수많은 가짜 사진과 영상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유포되기 시작했다.

이 가짜 이미지와 영상들에는 제복을 입은 미국 법집행당국 요원들과 함께 앉아있는 마두로, 요원들에 의해 항공기에서 끌려 내리는 마두로의 모습,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Caracas) 거리에 마두로 축출을 기뻐하는 시민들이 뛰쳐나온 장면, 심지어 카라카스에 미사일이 무차별적으로 쏟아지는 장면 등이 담겨 있었으나, 이 모든 것은 조작된 허위 정보였다.

생포된 마두로의 진짜 사진
2026년 1월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로 공개한 생포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진짜 사진.사진=도널드 트럼프 트루스소셜 계정/사진=연합뉴스


마두로의 실제 사진은 3일 오전, 트럼프 대통령의 '트루스소셜' 게시물을 통해 "USS 이오지마(Iwo Jima)에 타고 있는 니콜라스 마두로"라는 설명과 함께 처음으로 공개됐다.

이 사진에서 마두로는 회색 스웨트팬츠와 스웨트셔츠 차림이었으며, 눈가리개, 헤드폰 모양의 귀마개, 수갑이 채워진 모습이었다.

진짜 사진 공개 이후에도 가짜 정보의 확산은 멈추지 않았으며, 카라카스 상공을 비행하는 미국 비행기, 밤하늘을 밝히는 폭발 등 실제 존재하지 않는 장면들이 진짜 정보와 뒤섞여 더욱 큰 혼란을 야기했다.

이러한 가짜 정보 확산에는 심지어 공공기관까지 가세하는 양상을 보였다.

가디언은 플로리다주 코럴게이블스(Coral Gables) 시장인 빈스 라고(Vince Lago)가 마두로가 미국 마약단속국(DEA, Drug Enforcement Administration) 요원들에게 연행되는 것처럼 보이는 가짜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게시했으며, 가짜임이 지적된 후에도 삭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싱크탱크인 '미주 디지털 민주주의 연구소(DDIA, Digital Democracy Institute of the Americas)'의 로버타 브라가(Roberta Braga) 대표는 실제 순간을 담은 것처럼 보이는 AI 생성 이미지가 이렇게 많이 직접 목격된 것은 처음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뉴스 사진의 진위를 검증하는 단체인 '뉴스가드(NewsGuard)'는 마두로 생포 장면을 가장한 가짜 사진 5건과 가짜 영상 2건의 정체를 밝히는 보고서를 5일 오후에 발표했다.

뉴스가드에 따르면 AI로 생성된 한 가짜 사진에는 검은 후드를 쓴 마두로 옆에서 한 군인이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겨 있었고, 베네수엘라 군 시설 상공에 미국 특수부대 헬리콥터가 강하하는 듯한 영상은 사실 지난해 6월 노스캐롤라이나(North Carolina)에 위치한 포트 브래그(Fort Bragg) 육군기지에서 촬영된 것이었다.

뉴스가드가 가려낸 이 7건의 가짜 사진·영상은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에서만 이틀도 채 안 되어 1천400만 건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다.

주요 AI 서비스들은 통상적으로 기만적이거나 사람들을 오도할 가능성이 있는 콘텐츠는 생성하지 못하도록 하는 규칙을 갖고 있으며, 마두로와 같은 알려진 인물의 가짜 이미지를 만들지 못하도록 하는 규칙을 세워놓은 경우도 있다.

하지만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 The New York Times)의 보도에 따르면, 이러한 서비스들을 이용해 가짜 사진을 만들려고 시도한 결과, 몇 초 만에 무료로 쉽게 생성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구글(Google)의 제미나이(Gemini), 오픈AI(OpenAI)의 챗GPT(ChatGPT), X.ai의 그록(Grok) 등 흔히 사용되는 AI 서비스들 모두 가짜 마두로 사진 생성이 가능했으며, 그록은 특히 즉시 실사 사진과 흡사한 가짜 마두로 사진을 결과물로 내놓았다.

챗GPT는 처음에는 이미지 생성을 거부했으나, 동일한 모델을 이용하는 다른 웹사이트를 통해 우회하여 요청하자 결과물을 내놓는 문제가 발견됐다.

구글 관계자는 제미나이의 경우 유명인의 닮은꼴 이미지 생성을 일괄적으로 금지하지는 않지만, AI 생성 이미지임을 표시하는 워터마크(Watermark)를 삽입하기 때문에 진위 검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마두로 사태는 AI 기술 발전에 따른 가짜 정보 확산의 위험성과 사회적 혼란 가능성에 대한 경고음으로 작용하며, 이에 대한 사회 전체의 인식 제고와 철저한 대비책 마련이 시급함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