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회의장 향하는 김병기 전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지난해 12월30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를 마치고 본회의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은 각종 비위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이후 자진 탈당해야 한다는 당내 목소리가 6일 거세지고 있다.

김 의원은 공개적으로 탈당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나, 공천 헌금 수수 등 여러 의혹으로 민심이 흔들리면서 당 지도부에 '선당후사(先黨後私, 먼저 당을 생각하고 나중에 사사로운 일을 생각한다)'의 결단을 보여야 한다는 압박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박지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6일 한 소셜미디어에 "광주 시민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공천헌금 사태를 걱정한다"며 "김병기 의원이 억울하더라도 자진 탈당하라고 눈물을 흘리며 (광주북갑 강연장에서) 강연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 의원이) 선당후사, 살신성인의 길을 가야 한다고 (강연에서) 말하면서 눈시울이 뜨거워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더불어민주당도 오는 12일까지 감찰 결과를 기다리면 너무 늦다"며 "때로는 잔인한 리더십으로 조직을 살려야 하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김병기 의원이 자진 탈당하지 않을 경우 당 지도부가 윤리심판원 징계 심판을 기다리지 말고 선제적으로 제명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서 "김병기 의원이 당을 우선시하는 분이고, 선당후사의 정신을 가지고 있으리라 믿는다"며 "더불어민주당에 가장 부담이 안 가는 결정을 스스로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한 더불어민주당 핵심 관계자는 한 통신사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며 "탈당을 안 하고 버틴다면 어찌할 도리는 없다"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윤리심판원 절차가 진행 중인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본인이 소명할 기회를 달라고 하니 들어보고 말이 안 된다 싶으면 제명하고, 국민 심판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김병기 의원의 의혹이 당 차원의 구조적 문제로 비치는 데 대해 적극적으로 선을 그으며 논란 확산을 경계하고 있다.

김 의원을 두고 제기된 금품거래 의혹은 2020년 총선 및 2022년 지방선거 공천과 맞물려 있는데, 이를 당의 공천 시스템에 대한 의구심으로 확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지도부의 인식이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이었던 이수진 전 의원이 지난해 총선 전 김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담긴 탄원서를 당 대표실에 전달했지만 감찰이 유야무야됐다고 주장하면서, 보수 야권에서는 당시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까지도 이번 논란과 무관치 않다고 쟁점화하고 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하여 "'시스템 에러'라기보다는 '휴먼 에러'에 가깝다"며 "이 외 다른 일은 없다고 믿고 있고,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한 소셜미디어에 "이수진 전 의원이 제기하는 '탄원 처리 부실'에 대해 '현재로서는 일방적 주장'이라고 말씀드리면서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시스템과 결과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며 "소는 잃었어도 외양간은 고쳐야 한다"고 적었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공천과 관련해 (국민의힘이) 김현지 (청와대) 부속실장과 이재명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물귀신 작전을 쓰고 있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사과나 반성을 한번 했나. 본인들부터 되돌아보라는 말씀을 드린다"고 국민의힘을 향해 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