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주석, 한-중 정상회담 발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이재명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21세기 국제질서는 자유, 평등, 정의, 인권, 법치, 인륜, 시장경제라는 인본주의적 규범 위에서 유지되어 왔다.

이 질서가 완전무결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국가 간 분쟁을 억제하고 개인의 자유와 번영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작동해 온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21세기 이러한 세계질서 규범을 근본에서부터 잠식하고 파괴하는 핵심 세력으로 중화패권을 추구하는 중국공산당 체제가 지목되고 있다.

중공 체제가 세계질서의 악의 축으로 비판받는 결정적 이유는 주권국가 각국의 정치 과정과 사회 질서를 교란하는 비가시적 공작을 지속해 왔다는 정황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자유민주주의 국가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중공발 부정선거 개입 의혹, 여론 조작, 사이버 공작 논란은 단순한 음모론으로 치부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

일대일로 경제지원을 앞세운 중공은 정보기관, 통일전선 조직, 해외 화교 네트워크, 친중 성향 단체들을 활용해 각국의 특정 후보나 정치 세력을 간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각국의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에도 영향을 미쳐왔다. 이는 총칼 없는 침략이자 민주주의의 핵심인 자주적 선거 주권을 훼손하는 중대한 문제다.

특히 이러한 여론 분열, 불신 조장, 제도 불복 심리 확산에 초점을 맞춘 개입 방식은 선거 결과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붕괴시키고 각 국가의 통치 정당성과 결속에 치명적 타격을 입힌다. 이는 중공이 추구하는 중화패권 전략이 자유민주주의 국가 내부를 스스로 무너지게 만드는 장기적 초한전의 전형적 수법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중공은 단순한 다른 체제의 국가가 아니라 국제 규범을 악용하고 자유민주주의를 내부에서부터 붕괴시키는 전략적 위협이며 세계질서의 명백한 악의 축으로 작동해 온 것이다.

2019년 12월12일 홍콩 반정부 시위 현장.사진=연합뉴스


◆ 코로나 팬데믹과 홍콩 민주화 운동 제압

코로나19 팬데믹을 둘러싼 논란 역시 같은 맥락에서 재조명될 필요가 있다.

바이러스의 기원과 초기 대응 과정에서 중공이 정보 은폐와 국제사회에 대한 허위 보고를 했다는 점은 이미 다수의 국제 조사와 비판을 통해 제기된 바 있다.

더 나아가 이 팬데믹이 단순한 방역 실패를 넘어 결과적으로 홍콩 민주화 시위를 무력화하고 집합금지와 통제 강화를 정당화하는 데 결정적 도구로 활용되었다.

실제로 대규모 집회와 국제적 연대를 기반으로 확산되던 홍콩 민주화 운동은 팬데믹 이후 급속히 제압되었고 중공은 이를 계기로 국가보안법을 강행하며 자유를 박탈했다.

이 모든 정황이 곧바로 세균전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중공이 위기를 투명하게 관리하기보다 체제 유지와 패권 강화를 위한 수단으로 활용해 왔다는 사실이다.

생명과 자유, 진실보다 권력과 통제를 우선하는 전체주의 공안통제체제의 본질이 여실히 드러난 사건이다.

자유세계는 이제 순진한 기대를 거둘 때가 되었다.

중공은 국제 규범의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그 규범을 무너뜨리는 행위자다.

선거 주권, 공중보건, 시민의 자유까지 패권의 도구로 삼는 체제와의 경쟁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문명적 선택의 문제다.

침묵과 회피는 중립이 아니라 방조이며 원칙 없는 협력은 결국 자유의 후퇴로 귀결될 뿐이다.

사진=KBS 캡처


◆ 중공의 인권 유린과 국제 규범 악용

이처럼 중공은 인권과 인간 존엄을 체계적으로 유린하는 전체주의 권력이다.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자행되는 대규모 강제수용, 사상 재교육, 강제노동 의혹은 국제사회가 축적한 보고서와 증언을 통해 이미 널리 확인된 사실이다.

티베트에서의 문화 말살, 홍콩에서의 일국양제 파기와 민주 인사 탄압은 중공이 국제적 약속과 조약을 얼마나 가볍게 여기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행태는 단지 중국 내부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1989년 6월 4일 천안문광장에서 수만 명의 민주화 시위대를 탱크로 살상한 인권 탄압국 중공은 천안문 참상을 국가위기관리 성공 사례라고 포장하고 있다.

인권을 보편 가치가 아닌 내정 간섭으로 치부하는 중공의 이러한 논리는 전 세계 권위주의 정권에 면죄부를 제공하고 인류 보편의 도덕적 기준을 허무는 위험한 행태다.

이처럼 중공은 국제 규범을 존중하는 척하면서 이를 체제 이익에 맞게 왜곡, 악용해 온 것이다.

이러한 중공의 이중성은 세계무역기구 가입 이후에도 국영기업 보조금 지급, 기술 강탈, 강제적 기술 이전, 불공정 무역 관행을 지속하는 등 자유무역 질서의 근간을 흔들었다.

중공의 남중국해에서의 인공섬 건설과 군사화는 국제해양법과 국제재판소 판결을 정면으로 부정하고 힘으로 국제사회의 규칙 기반 질서를 붕괴시켰다.

또한 중공은 경제를 무기화하여 타국의 주권적 결정을 압박하는 강압 외교를 일상화했다.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 기업과 문화 산업에 대한 보복, 특정 국가의 정치적 발언에 대한 수입 제한과 관광 통제는 그 대표적 사례다. 이는 시장경제의 자율성과 국가 주권을 동시에 침해하는 행위로 중공과의 경제적 의존도가 곧 정치적 종속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확히 보여준다.

이러한 중공의 행태는 개발도상국을 대상으로 한 부채 외교, 이른바 부채의 덫 전략에서도 반복된다.

그뿐만 아니라 중공은 정보전, 여론전, 초한전을 통해 자유민주주의 국가 내부의 분열을 조장한다.

사이버 공격, 허위 정보 유포, 학계·언론·정치권에 대한 영향력 공작은 공개적 전쟁이 아닌 방식으로 체제를 흔드는 비군사적 공격을 해왔다. 이는 전통적 안보 개념을 무력화시키면서 민주주의 사회의 개방성과 표현의 자유를 역으로 이용하는 교묘한 전략이다.

결론적으로 중공은 현존 국제질서의 책임 있는 이해당사자가 아니라 그 질서를 해체하고 대체하려는 체제 경쟁의 핵심 도전자다.

문제는 중국이라는 문명이나 중국 국민이 아니라 권력을 독점한 중국공산당 체제 그 자체다.

자유세계가 중공의 실체를 직시하지 못하고 경제적 실익이나 단기적 안정을 이유로 눈을 감는다면 그 대가는 결국 자유와 인권, 주권의 후퇴로 돌아올 것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모호한 중립이나 침묵이 아니라 원칙에 기반한 인식과 연대다.

세계질서를 지키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책임이며 중공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는 것은 이념적 선동이 아니라 냉정한 현실 인식이다.

“자유세계는 이제 순진한 기대를 거둘 때가 되었다.

중공은 국제 규범의 수혜자이면서 동시에 그 규범을 무너뜨리는 행위자다.

선거 주권, 공중보건, 시민의 자유까지 패권의 도구로 삼는 체제와의 경쟁은 경제 문제가 아니라 문명적 선택의 문제다.

침묵과 회피는 중립이 아니라 방조이며 원칙 없는 협력은 결국 자유의 후퇴로 귀결될 뿐이다.”

※ 본 칼럼은 필자의 개인적인 견해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