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개회의 마치고 브리핑하는 조승래 기획단장
더불어민주당 지방선거기획단 단장인 조승래 사무총장이 8일 국회에서 열린 비공개 선거기획단 전체 회의를 마친 뒤 언론브리핑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은 8일 각종 비위 의혹으로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한 김병기 의원의 징계 절차를 두고 내부적인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조속한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나, 공천헌금 수수를 비롯한 특혜 및 갑질 등 잇따라 불거진 의혹의 사실관계를 확정 짓기 위해서는 '속전속결'로 처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투표 마친 김병기 전 원내대표
지난해 12월30일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감사원장(김호철) 임명동의안 등 안건에 대해 투표한 뒤 자리로 돌아가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당 윤리심판원은 예정대로 12일 회의를 열어 김 의원의 의혹을 논의할 계획이지만, 당일 결론을 내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하여 '12일 징계가 결정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는 아무리 국민 여론과 당원 요구가 있더라도 개인의 권리는 지켜져야 하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도 답답하고, 국민과 함께 애타게 기다리는 중이지만, 급하다고 해서 실을 바늘허리에 묶어 바느질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한 당 관계자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인 연합뉴스 기자와의 통화에서 "윤리심판원이 여론재판을 할 수는 없다"며 "정무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증거나 진술 등의 사실관계를 확인한다"고 덧붙였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은 의혹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며 소명할 부분이 많다고 전했다.
과거 자료를 찾아 정리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이처럼 예상과 달리 사실 규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됨에 따라 논란의 조기 수습이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의 부담은 더욱 커지는 형국이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헌금 수수 의혹이 전면에 부각되고, 국민의힘이 특검법을 발의하는 등 공세를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당내에서는 김 의원이 자진 탈당으로 당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MBC '뉴스외전'에 출연하여 "사안의 중대성이나 계속 나오는 얘기를 보면 윤리심판원 결과가 좋을 것 같지는 않다는 예감"이라며 "김 의원이 먼저 결단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고 다른 의원들이 생각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진성준 의원도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 의원이 결자해지 차원에서 선당후사의 결단을 해주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친명계 핵심인 김영진 의원 역시 YTN 라디오에서 "여러 의원이 김 의원의 결단에 대해 말하는데 김 의원이 잘 듣고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정치적 책임을 이미 졌기에 최종 판단은 김 의원이 결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공천헌금 의혹과 관련해 전수조사라도 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병도 의원은 SBS 라디오에서 "전수조사도 해야 한다"며 "엄단하겠다는 의지를 다양한 형태로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정애 정책위의장 또한 '특검 사안'이라는 보수 야권의 주장에 선을 그으면서도, "지방의회에 출마하려고 했던 사람들이나, 지금 지방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분들에게 비실명으로 조사하면 어느 정도 나올 수도 있다"며 자체 조사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만 조승래 사무총장은 지방선거기획단 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공천 관련 자료는 통상 선거법 시효인 6개월 정도 보관하고 파기한다"며 "남아 있는 회의록을 당 차원에서 점검할 수는 있겠지만 언론이나 시민사회에서 얘기하는 형식의 전수조사는 할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