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청사 방문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정면 충돌하는 사상 초유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11일(현지시간) 공개 영상에서 지난해 6월 의회 증언과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지난 9일 받았다고 밝혔다.

연준 청사 개보수 비용에 대한 수사가 개시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연준을 직접 방문해 “예산이 약 31억 달러 정도인 것 같다. 27억 달러였던 게 31억 달러가 됐다”며 공사비 증액 문제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바 있다.

미 법무부 대변인은 팸 본디 장관이 검사들에게 “납세자 돈을 남용한 모든 사안을 우선적으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전했다.

파월 의장은 이 수사가 구실에 불과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 저항한 데 대한 보복이자 압박이라고 판단했다.

파월 의장은 “이 전례 없는 행위는 행정부의 위협과 지속적인 압박이라는 맥락에서 봐야 한다”며 “이것은 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형사 기소 위협은 연준이 대통령의 선호를 따르기보다 공공의 이익에 가장 부합한다고 판단되는 방향에 따라 금리를 결정해 왔기 때문에 발생한 결과”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연준의 독립성과 통화정책 중립성을 배격하고 노골적인 금리 인하 압박을 이어왔다.

기준금리를 1%까지 낮춰야 한다는 주장을 폈으나 파월 의장은 이에 따르지 않았다.

트럼프 2기 재임 기간 연준은 금리를 세 차례 0.75%p 인하해 현재 3.50∼3.75%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월 의장을 ‘너무 늦은 자’(Mr. Too late)라고 조롱하며 해고까지 검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연준의장 '정면충돌' 대치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청사 건물 개보수와 관련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에 대한 수사를 개시했다. 파월 연준 의장은 11일(현지시간) 공개한 영상에서 "연준 청사 개보수에 대한 지난해 6월 나의 의회 증언과 관련해 법무부로부터 대배심 소환장과 형사 기소 위협을 지난 9일 받았다"고 밝혔다. 연방정부와 연준 수장의 충돌이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 금융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우려가 여당인 공화당 진영에서도 제기되면서 사태의 추이가 주목된다.사진=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 인사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매파 성향 리사 쿡 연준 이사를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로 해임 통보했으며,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 사퇴 자리에 측근 스티븐 마이런을 임명했다.

현재 연준 이사 7명 중 트럼프 대통령 임명 인사는 3명이다.

파월 의장은 5월 의장 임기가 끝나지만 이사직은 2028년 초까지 유지된다.

파월 의장은 “공직은 때로 위협에 굳건히 맞서는 것을 요구한다”며 “나는 미국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성실함과 헌신을 유지한 채 상원이 내게 맡긴 일을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법무부 움직임은 차기 연준 의장에게 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사전 신호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팸 본디 장관 체제 법무부의 공정성 논란도 커지고 있다.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 러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대통령 정적에 대한 보복성 수사·기소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