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대재해 처벌과 양형 심포지엄 기념촬영
지난해 12월15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양형연구회 제15차 심포지엄, 중대재해 처벌과 양형'에서 이동원 양형위원회 위원장(앞줄 왼쪽 네번째)과 더불어민주당 이용우 의원(앞줄 왼쪽 다섯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대법원 양형위원회(이동원 위원장)는 13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에 대한 양형 기준 마련에 착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이후에도 '솜방망이 처벌'이 잇따른다는 사회적 지적이 끊이지 않자, 양형위원회가 관련 기준을 새로 마련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양형위원회는 지난 12일 제143차 전체회의를 열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범죄 양형 기준을 제10기 양형위원회 하반기(2026년 4월∼2027년 4월) 과업으로 추가하기로 심의·의결하며 양형기준안 작성에 본격 돌입했다.

양형위원회는 이번 결정에 대해 "국민적 관심과 범죄의 중요성, 실무상 필요성, 범죄의 발생 빈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양형기준은 범죄 유형별로 대법원이 정하는 권고 형량 범위로, 판사가 판결할 때 참고하는 일종의 가이드라인 역할을 한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사법부 내에서 권고적 효력을 갖는다. 현 제10기 양형위원회는 지난해 6월 임기 2년 동안 다룰 양형기준 설정 및 수정 대상 범죄군에 중대재해법 위반 범죄를 포함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중대재해법에 대한 헌법소원 제기에 따라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여부를 심사하고 있었고, 양형 기준을 설정할 만큼 양형 사례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러나 정부가 중대재해법의 실효성 제고 방안으로 양형 기준 설정을 제시하는 등 사회 전반에서 양형 기준 마련에 대한 요구가 거세지자, 양형위원회는 그 필요성을 재검토하여 결국 중대재해법 양형 기준을 마련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발언하는 이동원 양형위원회 위원장
지난해 8월11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제140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동원 위원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양형위원회는 이번 회의에서 중대재해처벌법 외에도 자금세탁 범죄, 사행성·게임물 범죄, 증권·금융 범죄 양형 기준 초안도 함께 심의·의결하며 각 양형기준안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자금세탁 범죄의 경우, 법정형과 죄질, 양형 실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형량 범위를 설정했다.

특히 범죄수익은닉규제법과 마약거래방지법 위반 범죄에서 범죄수익 및 불법수익 등 수수는 가중영역의 특별조정을 거칠 경우 형량 범위의 상한이 법정 최고형까지 가중될 수 있도록 했다.

미공개 중요 정보 이용이나 시세 조종과 같은 '자본 시장의 공정성 침해 범죄'에 대해서는 범죄 이득액에 따라 최대 무기 징역까지 권고하도록 양형 기준이 강화된다.

또한, 사행성·게임물 범죄에 대한 형량 범위도 온라인 도박의 중독성 등 사회적 폐해와 국민의 법감정 등을 고려하여 상향 조정된다.

아울러 앞서 심의한 '피해 회복 관련 양형인자 정비에 따른 양형 기준' 초안도 의결하며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기로 했다.

이는 공탁만 하면 당연히 감경인자가 되는 것으로 오인할 우려를 불식하고자 전체 범죄군의 양형인자 명칭 중 '(공탁 포함)' 문구를 모두 삭제하기 위함이다.

이와 함께 피해자에게 국가 구조금이 지급된 사정을 피해 변제에 상당하는 유리한 양형인자로 삼는 일부 사례에 대한 비판을 고려하여, 구조금을 받더라도 원칙적으로 '실질적 피해 회복'에 해당되지 않음을 명확히 규정했다.

이번 회의에서 의결된 양형기준안들은 공청회와 관계 기관 의견 조회 등을 거쳐 오는 3월 제144차 양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종 의결 및 확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