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수하는 한일 정상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일본 나라현 정상회담장에서 공동언론발표 후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13일 이재명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개최한 가운데, 일본 언론들은 이번 회담이 최근 일본에 대한 경제적 위압을 강화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일 결속 과시의 의미가 크다고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다카이치 총리가 자신의 고향인 나라현으로 이 대통령을 초청해 밝은 표정으로 환대한 배경에는 중국과의 관계 악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설했다.

이는 다카이치 총리가 일본의 핵심 외교 과제로 중국 견제를 우선순위에 두고 있음을 시사한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11월 국회에서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 이후 중국의 일본 여행 자제령, 수산물 수입 금지 재개, 그리고 희토류를 포함한 이중용도(군사·민간 양용) 물자 수출 통제 카드에 직면하며 중국으로부터 전방위적인 압박을 받아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은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 방문 직전 중국을 찾아 시진핑(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하는 것을 경계했으나, 이재명 대통령이 일본과의 관계도 중시하는 '중립적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에 일본 정부 내부에서는 안도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교도통신은 전했다.

아사히신문도 "중일 관계가 악화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굳건한 한일 관계를 국내외에 알리려는 생각이 있었다"며, 이재명 대통령과 신뢰 관계를 심화하여 일본과 갈등 수위를 높이는 중국의 의도를 좌절시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이재명 대통령 또한 양호한 한일 관계 유지를 통해 중국에 대한 협상력을 높이려는 견해도 있다고 덧붙였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시진핑 주석의 역사 공동 투쟁 요청에도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중립을 유지하고 있다며, 양 정상이 한일 관계와 한미일 전략적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다고 전했다.

닛케이는 "일본은 중국, 러시아, 북한이 협력을 심화하는 상황에서 한일 양국이 처한 엄중한 안보 환경을 고려해 (한국과) 보조를 맞추려 한다"며, 한일 양국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고립주의이자 신(新) 먼로주의인 이른바 '돈로주의'를 고려해 전략적 협력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교도통신 또한 "한국과 일본에는 북한과 인도·태평양 지역에 대한 트럼프 정권의 관여 유지를 지속시키려는 의도도 있다"고 분석하며, 한미일 안보 협력 강화 의지를 강조했다. 다만 일본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에도 불구하고 한일 양국 간의 갈등 요소가 완전히 해결된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교도통신은 역사 인식과 독도 문제가 한일 관계에 그림자를 드리우는 구도는 변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다음 달 '다케시마(일본이 주장하는 독도 명칭)의 날' 대응이 주목된다고 해설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지난해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 당시 시마네현이 주최하는 다케시마의 날 행사에 보내는 정부 인사를 차관급인 정무관에서 장관으로 격상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닛케이는 이 경우 한국에서 반발이 나올 우려가 있다며 "서로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면 양호한 한일 관계를 유지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 미래 관계에서의 마찰 가능성을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