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 성명서 일부.엑스(X. 구 트위터) 캡처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지난 21일 성명서(PUBLIC STATEMENT)를 통해 지난해 12월 29일 제주항공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해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가 조종사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행태를 강력히 규탄했다.

지난 2024년 12월 29일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는 승객과 승무원 다수가 사망한 비극으로,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사고 직후 사조위는 조류 충돌로 양쪽 엔진이 손상되고, 로컬라이저(착륙 유도 장치) 둔덕이라는 공항 설계 결함이 사고를 악화시켰다는 초기 보고를 내놓았다. 그러나 사조위는 이후 조사에서 조종사 실수를 주요 원인으로 단정하며, 복합성과 시스템 실패와 공항 인프라 문제를 외면하고 있다.

협회는 이를 조종사를 희생양으로 삼는 ‘꼬리 자르기’로 보고, 국민을 오도하는 비전문적 조사라고 비판했다.

협회는 투명하고 공정한 조사를 위해 비행기록장치(FDR)와 음성기록장치(CVR)를 포함한 모든 사고 조사 자료를 공개하고, 유가족이 지정한 민간 전문가를 조사에 참여시키라고 요구했다.

또한, 국토부에 조류 충돌 방지와 공항 시설 개선을 위한 항공 안전법 개정을 촉구했다. 구체적으로, 무안공항과 같은 조류 충돌 위험 지대에 대한 관리·감시 체계 강화와 콘크리트 둔덕 등 위험 구조물 제거 계획을 공개하라고 밝혔다.

협회는 조종사가 국민 생명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이지 책임 전가의 대상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국토부의 사조위 종속 구조는 조사 독립성을 해치며, 책임 당사자가 조사에 개입해 자신들의 잘못을 은폐한다고 지적했다.

협회는 조류 충돌과 공항 설계 결함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없이 조종사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행태가 유가족과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다고 경고했다.

협회는 사고 진실 규명과 조종사 명예 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