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서 낡은 장난감 등을 파는 아프가니스탄 상인.사진=연합뉴스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남부 칸다하르주에서 인형과 축소형 모형 장난감 판매를 금지했다고 미국 매체 아무TV가 22일 보도했다.
칸다하르 소식통과 장난감 가게 주인들은 탈레반 도덕 경찰이 가게를 수차례 방문해 인형, 사람·동물 축소 모형을 반이슬람적이라며 판매 금지를 강요했다고 밝혔다.
탈레반은 이들 장난감이 샤리아(이슬람 율법)에 부적합하다고 비판해왔다. 칸다하르 주민들은 이미 악화된 경제 상황이 이번 조치로 더욱 나빠졌다고 호소했다.
한 가게 주인은 “이번 결정으로 상황이 더욱 악화했다”며 “간신히 연명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탈레반 당국은 이에 대해 침묵했다. 탈레반(파슈튠족어로 ‘학생들’이란 뜻)은 1994년 칸다하르에서 출범해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했다. 2001년 9·11 테러 후 미군 침공으로 축출됐으나, 2021년 8월 미군 철수 후 재집권했다.
재집권 후 샤리아를 엄격히 적용해 여학생의 중학교 진학을 금지하는 등 인권침해 정책을 강행했다.
국제사회는 탈레반 정부를 인정하지 않지만, 러시아는 지난 3일 세계 최초로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지난 8일 탈레반 최고지도자 하이바툴라 아쿤드자다와 대법원장 압둘 하킴 하카니에게 반인도적 탄압 혐의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은 ICC 회원국임에도 탈레반이 ICC를 인정하지 않아 영장 집행이 불가능하다.
칸다하르의 장난감 판매 금지는 탈레반의 강경 정책이 지역 경제와 주민 생활을 더욱 압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