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수출.사진=연합뉴스

일본에 이어 유럽연합(EU, European Union)이 미국의 자동차 관세를 15%로 하향 조정하는 데 성공하자, 한국 자동차 업계는 28일 경쟁력 약화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EU와 일본은 한국 자동차 및 부품 기업의 주요 경쟁사들이 포진한 지역으로, 한국이 이들 수준으로 관세를 낮추지 못하면 현대차그룹을 비롯한 국내 업체의 미국 시장 경쟁력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27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턴베리에서 1시간가량 회동한 뒤 15% 관세율에 합의했다.

이 관세율은 EU산 자동차에도 적용된다. 앞서 영국은 EU를 탈퇴한 뒤 영국산 자동차에 대해 연 10만대까지 10% 관세를 적용받는다.

유럽은 독일의 폭스바겐과 메르세데스-벤츠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가 자리 잡은 지역이다.

폭스바겐그룹 로고.사진=연합뉴스


유럽자동차공업협회(ACEA, European Automobile Manufacturers’ Association)에 따르면 2024년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들은 384억유로(약 60조7천억원) 상당의 완성차를 미국에 수출했다.

이는 전체 수출량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특히 폭스바겐그룹은 글로벌 2위로, 3위 현대차그룹과 미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2024년 기준 미국 판매량에서 수입 비중은 폭스바겐 80%, 현대차·기아 65%, 메르세데스-벤츠 63% 순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EU와의 협상 타결 후 “EU가 7천500억달러(약 1천38조원)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하고 기존 투자 외에 6천억달러(약 830조원)를 추가 투입하기로 했다”며 “막대한 미국산 군사 장비를 구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EU가 대미 투자와 시장 개방을 약속하며 관세 인하를 이끌어낸 것으로, 일본의 5천500억달러(약 760조원) 투자와 유사한 전략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본과 EU가 연이어 자동차 관세 인하에 성공하면서 한국도 관세를 낮춰야 한다는 다급함이 있다”고 밝혔다.

한국이 15% 관세율을 확보하지 못하면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